실적 전망 '착시' 걷어내고 보자
국내 증권사들은 모바일게임업체 게임빌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연초 88억원(평균)에서 최근 54억원으로 38.6%나 끌어내렸다. 이로 인해 주가도 미끄러졌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조정된 실적 전망치도 여전히 작년 1분기(37억원)나 전 분기(19억원)보다는 크게 좋아진 수치다. 증권가에선 게임빌 실적이 실제 발표될 경우 분위기가 다시 긍정적으로 반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 탓에 투자심리가 일시적으로 과도하게 냉각되는 부정적 ‘착시효과’가 해소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실적 전망치 착시 종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의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여파로 “1분기 실적이 악화될 것”이란 착시가 생겼을 뿐 실제 성적은 작년 동기보다 좋아질 가능성이 높은 회사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하이트진로도 이런 예에 속한다. 증권사들이 최근 내놓은 이 회사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246억원으로 연초 전망치보다 12.54% 떨어졌다. 하지만 조정된 수치도 작년 동기(105억원)보다는 133.77% 많다. 마케팅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돼 연초 예상보다는 이익폭이 줄어들겠지만, 그럼에도 맥주 출고량 감소로 부진했던 작년 동기보다는 훨씬 좋을 것이란 얘기다.

인터파크INT 역시 최근 영업이익 전망치(61억원)가 연초보다 16.34% 낮을 것으로 집계됐다. 이 회사의 작년 1분기 영업이익은 41억원.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어도 작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46.7%에 달한다. 대형주 중에서는 롯데케미칼, 네이버 등이 이 같은 실적 전망치 착시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더라도 작년 동기나 전년 대비 실적이 크게 좋아지는 종목은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