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주 덕양산업·영풍제지 '엇갈린 행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덕양산업, 올 배당수익률 20.6%→1.4%로…영풍제지, 3년째 배당 잔치
비스테온에 넘어갔던 덕양산업
창업주 2세가 되찾으며
투자로 방향 틀어…주가 38%↑
영풍제지, 창업주 부인 경영
실적 나빠져도 高배당 유지
세금납부용 관측…주가는 비실
비스테온에 넘어갔던 덕양산업
창업주 2세가 되찾으며
투자로 방향 틀어…주가 38%↑
영풍제지, 창업주 부인 경영
실적 나빠져도 高배당 유지
세금납부용 관측…주가는 비실
지난해 시가배당률 1, 2위에 올랐던 덕양산업과 영풍제지가 올해는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13년 결산 배당수익률이 20.6%에 달했던 덕양산업은 배당금 규모를 10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반면 영풍제지는 지난해와 같은 규모의 ‘배당 잔치’를 벌였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배당주에 투자한다면 실적과 더불어 지배구조 변화까지 두루 살필 것을 당부했다.
◆창업주 2세, 배당 대신 투자
지난 3일 덕양산업은 2014년 결산 보통주 1주당 4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지난해 125억원에서 올해 13억원으로 줄었다. 20%에 이르던 배당수익률도 1.41%로 내려앉았다. 그런데도 올 들어 덕양산업 주가는 6일 종가 기준으로 38.6% 상승했다.
2013년 1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덕양산업은 지난해 1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4월 창업주인 고(故) 윤주원 회장의 아들 윤성희 부사장이 1999년 미국계 부품사 비스테온에 넘어갔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 이후의 성과다.
외환위기 이후 덕양산업 지분 51%를 289억원에 매입한 비스테온은 그동안 배당으로만 270억원 넘게 챙겨 ‘노골적인 현금 빼먹기’라는 지적을 받았다. 윤 부사장이 회사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과도한 배당 대신 투자를 통한 성장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덕양산업은 지난달엔 현대모비스가 보유하고 있는 베이징모비스중차기차의 지분 60%와 경영권 인수를 결정하기도 했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덕양산업은 품목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해외 진출도 모색 중”이라며 “최대주주가 창업주 2세로 바뀐 뒤 높은 배당을 포기하는 대신 투자를 늘리고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창업주 부인, 3년째 고배당
영풍제지의 실적 흐름은 덕양산업과 반대다. 2012년 165억원이었던 영풍제지의 영업이익은 2013년 36억원, 지난해 9억원으로 갈수록 줄고 있다. 당기순이익도 2012년 82억원에서 2013년 37억원으로 반토막 났고 지난해에는 15억원으로 감소했다.
배당성향은 딴판이다. 이 회사의 창업주 이무진 회장이 3년 전 35세 연하의 부인 노미정 부회장에게 지분을 상속한 뒤 매년 배당금 총액 37억원이 유지됐다. 2012년만 해도 1.86%이던 시가배당률은 3년간 10% 안팎까지 치솟았다.
실적이 뒷걸음질 친 지난해에도 당기순이익의 두 배가 넘는 배당금을 책정한 것은 노 부회장의 증여세 납부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회장은 2012년 장성한 두 아들 대신 재혼한 부인인 노 부회장에게 보유 주식 전량(123만5182주)을 증여했다. 노 부회장의 지분은 54.44%다. 이에 따른 증여세만 110억~12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3년간 높은 배당을 유지하고 있지만 실적과 무관한 배당에 주가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영풍제지 주가는 연초 이후 3.9% 하락했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고배당주는 시가배당률도 중요하지만 실적 변화와 현금유보율 등 재무상황도 잘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반면 영풍제지는 지난해와 같은 규모의 ‘배당 잔치’를 벌였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배당주에 투자한다면 실적과 더불어 지배구조 변화까지 두루 살필 것을 당부했다.
◆창업주 2세, 배당 대신 투자
지난 3일 덕양산업은 2014년 결산 보통주 1주당 4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지난해 125억원에서 올해 13억원으로 줄었다. 20%에 이르던 배당수익률도 1.41%로 내려앉았다. 그런데도 올 들어 덕양산업 주가는 6일 종가 기준으로 38.6% 상승했다.
2013년 1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덕양산업은 지난해 1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4월 창업주인 고(故) 윤주원 회장의 아들 윤성희 부사장이 1999년 미국계 부품사 비스테온에 넘어갔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 이후의 성과다.
외환위기 이후 덕양산업 지분 51%를 289억원에 매입한 비스테온은 그동안 배당으로만 270억원 넘게 챙겨 ‘노골적인 현금 빼먹기’라는 지적을 받았다. 윤 부사장이 회사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과도한 배당 대신 투자를 통한 성장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덕양산업은 지난달엔 현대모비스가 보유하고 있는 베이징모비스중차기차의 지분 60%와 경영권 인수를 결정하기도 했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덕양산업은 품목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해외 진출도 모색 중”이라며 “최대주주가 창업주 2세로 바뀐 뒤 높은 배당을 포기하는 대신 투자를 늘리고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창업주 부인, 3년째 고배당
영풍제지의 실적 흐름은 덕양산업과 반대다. 2012년 165억원이었던 영풍제지의 영업이익은 2013년 36억원, 지난해 9억원으로 갈수록 줄고 있다. 당기순이익도 2012년 82억원에서 2013년 37억원으로 반토막 났고 지난해에는 15억원으로 감소했다.
배당성향은 딴판이다. 이 회사의 창업주 이무진 회장이 3년 전 35세 연하의 부인 노미정 부회장에게 지분을 상속한 뒤 매년 배당금 총액 37억원이 유지됐다. 2012년만 해도 1.86%이던 시가배당률은 3년간 10% 안팎까지 치솟았다.
실적이 뒷걸음질 친 지난해에도 당기순이익의 두 배가 넘는 배당금을 책정한 것은 노 부회장의 증여세 납부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회장은 2012년 장성한 두 아들 대신 재혼한 부인인 노 부회장에게 보유 주식 전량(123만5182주)을 증여했다. 노 부회장의 지분은 54.44%다. 이에 따른 증여세만 110억~12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3년간 높은 배당을 유지하고 있지만 실적과 무관한 배당에 주가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영풍제지 주가는 연초 이후 3.9% 하락했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고배당주는 시가배당률도 중요하지만 실적 변화와 현금유보율 등 재무상황도 잘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