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관람객 70만명·84년 연속 흑자…제네바 모터쇼 성공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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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산업부 기자
스위스 제네바는 인구 약 28만명의 소도시다. 세계무역기구(WTO)와 국제노동기구(ILO) 세계보건기구(WHO) 등 40여개 국제기구와 1000여개 유관 단체가 모여 있지만 평소엔 시내 도로가 밀릴 일이 없는 조용한 도시다. 적어도 제네바모터쇼가 열리는 3월을 제외하면 말이다.
제네바쇼엔 시 상주인구(28만명)의 두 배가 넘는 70만명가량이 매년 찾는다.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2일 저녁 도착해보니 시 외곽 국제공항에서 구도심까지 10㎞ 정도를 가는 데 1시간30분이 걸렸다. 시 전체가 거대한 주차장이었다. 시내 호텔 방은 석 달 전부터 동이 났다. 보통 행사가 끝나면 바로 예약하고, 그나마 늦어도 석 달 전까지는 예약을 해야 한다. 이를 놓치면 국경 너머 프랑스로 가거나, 30㎞ 떨어져 있는 로잔 등에서 묵어야 한다. 식당 예약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모터쇼 특수’로 도시 전체가 시끌벅적하다.
차를 생산하지도 않고, 시장 규모(전 국민 800만명)도 작은 알프스 소국이 어떻게 이 같은 모터쇼 특수를 누릴 수 있을까. 더군다나 세계대전 기간 등을 빼고 1905년부터 지난해까지 84번 행사를 치르면서 매년 흑자를 내고 있다.
성공 비결을 알아보기 위해 4일 직접 대회 조직위를 찾았다. 미셸 세발리에 대회조직위원회 홍보담당은 제네바쇼의 성공 비결을 공평성과 네트워크, 과감한 투자 등 세 가지로 설명했다. 우선 제네바쇼는 참가업체에 대한 차별이 없다. 1월 미 디트로이트,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10월 파리모터쇼에선 각각 주최국 업체들이 주인공이 된다. 부스 위치도 현지업체 위주로 정해진다. 세발리에 담당은 “제네바에선 누구를 배려할 이유가 없다. 업체들은 매년 똑같은 위치에 똑같은 크기의 부스를 쓴다”고 말했다. 기아차의 경우 행사장 끝 7번홀 맨 가장자리에 있지만 매년 참가하고 있다.
두 번째는 네트워크다. 제네바조직위는 다른 모터쇼 조직위와 달리 모든 행사 진행과 관련된 사항을 자동차업체 본사와 직접 연락한다. 행사가 끝나면 본사와 얘기해 다음 해 참석 여부를 체크하고, 올해 행사에서 미진했던 점을 점검해 보완한다. 대화 과정에서 신뢰가 쌓이고, 그 신뢰는 다시 성공적인 개최로 이어진다.
마지막은 과감한 투자다. 제네바모터쇼 조직위원회는 비영리단체다. 지분은 제네바주(州)가 80%를 가지고 있다. 조직위는 행사로 번 돈의 대부분을 재투자한다. 세발리에 담당은 “조직위는 최선을 다해 대회를 치를 뿐이고, 그에 따른 과실은 지역주민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서울국제모터쇼가 다음달 3일부터 12일까지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다. 제네바쇼의 성공 비결을 참고해볼 만하다.
박수진 산업부 기자 psj@hankyung.com
제네바쇼엔 시 상주인구(28만명)의 두 배가 넘는 70만명가량이 매년 찾는다.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2일 저녁 도착해보니 시 외곽 국제공항에서 구도심까지 10㎞ 정도를 가는 데 1시간30분이 걸렸다. 시 전체가 거대한 주차장이었다. 시내 호텔 방은 석 달 전부터 동이 났다. 보통 행사가 끝나면 바로 예약하고, 그나마 늦어도 석 달 전까지는 예약을 해야 한다. 이를 놓치면 국경 너머 프랑스로 가거나, 30㎞ 떨어져 있는 로잔 등에서 묵어야 한다. 식당 예약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모터쇼 특수’로 도시 전체가 시끌벅적하다.
차를 생산하지도 않고, 시장 규모(전 국민 800만명)도 작은 알프스 소국이 어떻게 이 같은 모터쇼 특수를 누릴 수 있을까. 더군다나 세계대전 기간 등을 빼고 1905년부터 지난해까지 84번 행사를 치르면서 매년 흑자를 내고 있다.
성공 비결을 알아보기 위해 4일 직접 대회 조직위를 찾았다. 미셸 세발리에 대회조직위원회 홍보담당은 제네바쇼의 성공 비결을 공평성과 네트워크, 과감한 투자 등 세 가지로 설명했다. 우선 제네바쇼는 참가업체에 대한 차별이 없다. 1월 미 디트로이트,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10월 파리모터쇼에선 각각 주최국 업체들이 주인공이 된다. 부스 위치도 현지업체 위주로 정해진다. 세발리에 담당은 “제네바에선 누구를 배려할 이유가 없다. 업체들은 매년 똑같은 위치에 똑같은 크기의 부스를 쓴다”고 말했다. 기아차의 경우 행사장 끝 7번홀 맨 가장자리에 있지만 매년 참가하고 있다.
두 번째는 네트워크다. 제네바조직위는 다른 모터쇼 조직위와 달리 모든 행사 진행과 관련된 사항을 자동차업체 본사와 직접 연락한다. 행사가 끝나면 본사와 얘기해 다음 해 참석 여부를 체크하고, 올해 행사에서 미진했던 점을 점검해 보완한다. 대화 과정에서 신뢰가 쌓이고, 그 신뢰는 다시 성공적인 개최로 이어진다.
마지막은 과감한 투자다. 제네바모터쇼 조직위원회는 비영리단체다. 지분은 제네바주(州)가 80%를 가지고 있다. 조직위는 행사로 번 돈의 대부분을 재투자한다. 세발리에 담당은 “조직위는 최선을 다해 대회를 치를 뿐이고, 그에 따른 과실은 지역주민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서울국제모터쇼가 다음달 3일부터 12일까지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다. 제네바쇼의 성공 비결을 참고해볼 만하다.
박수진 산업부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