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할부 동맹' 맺나…신한카드 - 현대車 행보 주목
현대·기아자동차가 신한카드의 자체 카드복합할부 상품 취급은 허용했다. 카드사들과의 복합할부 상품 계약을 잇따라 중단한 것과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8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신한카드는 현대차와 복합할부 상품 취급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다른 캐피털사와 연계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카드복합할부는 유지했다. 신한카드는 할부금융업을 병행하고 있어 다른 카드사들과 달리 자체 카드복합할부 상품을 갖고 있다.

현대차가 카드복합할부 상품의 수수료율을 놓고 카드업계와 1년 넘게 갈등을 이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신한카드에만 예외적으로 허용한 점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2200만명에 달하는 신한카드 회원이 차를 살 수 없게 되는 상황을 피하려 한 현대차와 독점적 복합할부 취급이 가능해진 신한카드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기준 월평균 약 900억원의 카드복합할부 취급액 중 65%가 넘는 약 600억원을 자체 복합할부로 소화했다.

현대차는 신한카드와 이번 협상을 통해 카드사와 캐피털사 간 ‘제휴’로 이익을 나누는 구조의 상품을 카드복합할부로 재정의했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의 자체 복합할부는 허용하는 동시에 삼성카드 등이 추진 중인 신용공여기간을 늘린 신(新)복합할부 상품에 대해서는 ‘제휴’를 근거로 반대할 수 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과 카드사가 제휴해 만든 복합할부 상품도 있다”라며 “신한카드와 손잡고 나머지 카드·캐피털사의 복합할부는 고사시키려는 전략”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현대차 관계자는 “카드사 자체 상품이나 은행과 연계한 상품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업계 맏형인 신한카드가 현대차와 타협하자 다른 카드회사들은 일격을 맞았다는 분위기다. 특히 복합할부 취급 비중이 가장 큰 데다 오는 19일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는 삼성카드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카드는 신한카드처럼 자체 복합할부를 취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