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 수석, 4명중 1명은 대형로펌서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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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수석합격 56명 지금 뭐하나 찾아 봤더니…
첫 진로는 판사가 절반 이상…2000년 이후엔 12명중 4명 로펌行
법무부 장관·대법원장은 '0'
검찰총장은 9회 수석 신승남 뿐…유신 땐 검사 선호도 60% 육박
첫 진로는 판사가 절반 이상…2000년 이후엔 12명중 4명 로펌行
법무부 장관·대법원장은 '0'
검찰총장은 9회 수석 신승남 뿐…유신 땐 검사 선호도 60% 육박
2011년 치러진 53회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한 김수민 변호사는 지난해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첫 직장으로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택했다. 법복을 먼저 입고 나중에 변호사 개업을 하라는 주변의 권유도 있었지만 일찍 로펌에서 변호사 업무 경험을 쌓고 싶어서였다. 김 변호사는 “전문분야를 개발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변호사 선호도 갈수록 높아져
한국경제신문이 8일 사법시험 1회(1963년)부터 가장 최근인 56회(2014년)까지의 수석합격자를 전수조사했다. 2000년 이후 수석합격자 12명(연수원 미수료자 3명 제외) 중 4명(33.3%)은 첫 직업으로 변호사를 선택했다. 개인 변호사사무실은 없고 모두 대형 로펌(변호사 100명 이상)이었다. 판사를 선택한 7명(58.3%)보다는 적지만 과거에 비하면 크게 늘었다. 1960년대에는 수석합격자 10명 중 3회 수석인 김병헌 변호사 1명(10%)만 곧장 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검사 선호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졌다. 1960년대에는 10명 중 2명(20%)이 첫 직업으로 검사를 택했다. 유신정권 시절이 포함된 1970년대에는 11명 중 6명(54.5%)으로 껑충 뛰기도 했다. 그러나 1980년대는 0명, 1990년대는 1명이었고 2000년 이후에는 49회 수석인 김기용 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1명만 검사를 택했다. 김 전 검사도 임용 1년 뒤 검찰을 떠나 변호사 개업을 했다.
하창우 대한변호사협회장은 “판사는 지방전근, 순환보직 등 이동이 잦지만 김앤장은 자리를 옮길 일이 없고 수입도 좋아 선호도가 높다”며 “검사 선호도가 낮은 이유는 피의자를 직접 대면하는 등 일이 힘들고 인사가 정무적으로 이뤄져 조직생활의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앤장 5명 ‘최다’…태평양에는 4명
아직 사법연수원을 수료하지 않았거나 군복무·사망·은퇴자를 제외한 사시 수석합격자 48명 중에서 14명(29.2%)은 현재 대형 로펌에서 일하고 있다. 로펌별로는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5명으로 가장 많고 법무법인 태평양 4명, 화우 2명, 세종 바른 대륙아주 각 1명이었다. 초기 합격자 중 상당수가 은퇴 등으로 업무 일선에서 물러난 것과 달리 서성 전 대법관(1회)은 법무법인 세종에서 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서 전 대법관은 “의뢰인을 만나는 등 사건에 깊이 관여하지는 않고 후배들의 자문을 맡는 정도”라고 말했다.
판사로 근무 중인 사람도 많았다. 현직 판사는 13명(27.1%)으로 대형 로펌 변호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반면 현직 검사는 이용 서울고등검찰청 검사(30회) 한 명뿐이었다. 이 검사는 “범죄자를 잡아들이는 등 사회정의에 기여한다는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것도 검찰에 남아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중소형 로펌에서 일하는 사람은 7명(14.6%)이었다. 이어 개인 변호사사무실 5명(10.4%), 기타 공직 4명(8.3%), 학계 2명(4.2%) 등이었다. 전·현직 국회의원 4명 중에서 3명(윤재기·박주선·원희룡)은 검사 출신이었다.
◆법무장관·대법원장은 한 명도 없어
장관급 법조인을 지낸 사람은 모두 4명이었다. 서성·배기원 전 대법관, 김소영 현 대법관, 신승남 전 검찰총장 등이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과 대법원장을 지낸 사람은 없었다. 한 변호사는 “법무부 장관과 대법원장은 공부를 잘한다고 갈 수 있는 자리는 아니고 정무적인 감각도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출신 대학은 수석합격자 56명 중 44명(78.6%)이 서울대를 졸업해 절대다수였다. 이 밖에 고려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가 2명씩이었다. 대부분이 수도권 대학 졸업자였고 배 전 대법관과 김수민 변호사만 비수도권 대학을 나왔다.
출신 고교는 경기고가 12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외국어고 출신이 다수 배출됐다. 2000년 이후 수석합격자 15명(연수원생 3명 포함) 중 외고 졸업자는 4명(26.7%)이었다. 박종우 김앤장 변호사, 홍진영 대전지법 판사, 최은경 창원지법 진주지원 판사, 이호영 연수원생 등이다. 신지원 연수원생은 전체 수석합격자 중 유일하게 대입 검정고시 출신이다. 사시는 2017년을 끝으로 폐지되고 로스쿨 체제로 바뀐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변호사 선호도 갈수록 높아져
한국경제신문이 8일 사법시험 1회(1963년)부터 가장 최근인 56회(2014년)까지의 수석합격자를 전수조사했다. 2000년 이후 수석합격자 12명(연수원 미수료자 3명 제외) 중 4명(33.3%)은 첫 직업으로 변호사를 선택했다. 개인 변호사사무실은 없고 모두 대형 로펌(변호사 100명 이상)이었다. 판사를 선택한 7명(58.3%)보다는 적지만 과거에 비하면 크게 늘었다. 1960년대에는 수석합격자 10명 중 3회 수석인 김병헌 변호사 1명(10%)만 곧장 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검사 선호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졌다. 1960년대에는 10명 중 2명(20%)이 첫 직업으로 검사를 택했다. 유신정권 시절이 포함된 1970년대에는 11명 중 6명(54.5%)으로 껑충 뛰기도 했다. 그러나 1980년대는 0명, 1990년대는 1명이었고 2000년 이후에는 49회 수석인 김기용 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1명만 검사를 택했다. 김 전 검사도 임용 1년 뒤 검찰을 떠나 변호사 개업을 했다.
하창우 대한변호사협회장은 “판사는 지방전근, 순환보직 등 이동이 잦지만 김앤장은 자리를 옮길 일이 없고 수입도 좋아 선호도가 높다”며 “검사 선호도가 낮은 이유는 피의자를 직접 대면하는 등 일이 힘들고 인사가 정무적으로 이뤄져 조직생활의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앤장 5명 ‘최다’…태평양에는 4명
아직 사법연수원을 수료하지 않았거나 군복무·사망·은퇴자를 제외한 사시 수석합격자 48명 중에서 14명(29.2%)은 현재 대형 로펌에서 일하고 있다. 로펌별로는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5명으로 가장 많고 법무법인 태평양 4명, 화우 2명, 세종 바른 대륙아주 각 1명이었다. 초기 합격자 중 상당수가 은퇴 등으로 업무 일선에서 물러난 것과 달리 서성 전 대법관(1회)은 법무법인 세종에서 고문으로 일하고 있다. 서 전 대법관은 “의뢰인을 만나는 등 사건에 깊이 관여하지는 않고 후배들의 자문을 맡는 정도”라고 말했다.
판사로 근무 중인 사람도 많았다. 현직 판사는 13명(27.1%)으로 대형 로펌 변호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반면 현직 검사는 이용 서울고등검찰청 검사(30회) 한 명뿐이었다. 이 검사는 “범죄자를 잡아들이는 등 사회정의에 기여한다는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것도 검찰에 남아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중소형 로펌에서 일하는 사람은 7명(14.6%)이었다. 이어 개인 변호사사무실 5명(10.4%), 기타 공직 4명(8.3%), 학계 2명(4.2%) 등이었다. 전·현직 국회의원 4명 중에서 3명(윤재기·박주선·원희룡)은 검사 출신이었다.
◆법무장관·대법원장은 한 명도 없어
장관급 법조인을 지낸 사람은 모두 4명이었다. 서성·배기원 전 대법관, 김소영 현 대법관, 신승남 전 검찰총장 등이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과 대법원장을 지낸 사람은 없었다. 한 변호사는 “법무부 장관과 대법원장은 공부를 잘한다고 갈 수 있는 자리는 아니고 정무적인 감각도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출신 대학은 수석합격자 56명 중 44명(78.6%)이 서울대를 졸업해 절대다수였다. 이 밖에 고려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가 2명씩이었다. 대부분이 수도권 대학 졸업자였고 배 전 대법관과 김수민 변호사만 비수도권 대학을 나왔다.
출신 고교는 경기고가 12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외국어고 출신이 다수 배출됐다. 2000년 이후 수석합격자 15명(연수원생 3명 포함) 중 외고 졸업자는 4명(26.7%)이었다. 박종우 김앤장 변호사, 홍진영 대전지법 판사, 최은경 창원지법 진주지원 판사, 이호영 연수원생 등이다. 신지원 연수원생은 전체 수석합격자 중 유일하게 대입 검정고시 출신이다. 사시는 2017년을 끝으로 폐지되고 로스쿨 체제로 바뀐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