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숙 삼성물산 분양소장(왼쪽부터), 이선용 대우건설 건축마케팅팀 과장, 조아라 현대산업개발 영업지원팀 과장, 공지원 SK건설 분양소장 등 여성 분양소장들이 지난 5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사옥에서 ‘올봄 분양시장 전망과 유망단지’를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김미숙 삼성물산 분양소장(왼쪽부터), 이선용 대우건설 건축마케팅팀 과장, 조아라 현대산업개발 영업지원팀 과장, 공지원 SK건설 분양소장 등 여성 분양소장들이 지난 5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사옥에서 ‘올봄 분양시장 전망과 유망단지’를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집을 고를 때 여성의 안목으로 고르면 후회가 없다는 말이 있다. 상대적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고 물건을 고를 때 꼼꼼하다는 평가를 받아서다.

봄 분양 시즌을 맞아 매일같이 집을 들여다보는 여성 분양소장의 추천을 받아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건 어떨까. 김미숙 삼성물산 분양소장, 이선용 대우건설 건축마케팅팀 과장, 조아라 현대산업개발 영업지원팀 과장, 공지원 SK건설 분양소장 등 현재 각 현장에서 직접 뛰고 있는 분양소장들로부터 시장 전망과 올봄 유망단지, 청약 팁을 들어봤다.

▶요즘 부동산시장 분위기는 어떤가.

"아파트는 대단지, 오피스텔은 교통을 1순위로 올려라"
▷김 소장=수도권 분양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살아나는 것 같다. 기존 아파트 매매 거래는 아직 살아났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신규 분양 물량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계속 늘고 있다. 다만 지역적으로 온도 차이, 쏠림현상이 있다.

▷조 과장=수도권의 기존 아파트는 2013년부터 반등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추격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고 있는 느낌이다. 거래량 증가와 함께 가격도 올라서 호가 공백이 커졌다. 디플레이션 우려도 선뜻 매수를 결심하지 못하게 한다. 다만 최근 정부에서 1%대 초저금리 대출을 시행키로 한 것은 좋은 신호다. 실제 이자가 줄어들기도 하지만 당분간 정부가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간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인다.

▷공 소장=이달에만 전국에서 5만8000가구가 분양에 나선다. 2000년 이후 최대 분양 물량이다. 공급 과잉에 대한 생각도 해야 한다. 청약 대상을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는 얘기다.

▶어떤 분양상품에 청약해야 할까.

▷공 소장=대단지 여부가 중요하다. 대단지는 관리비도 아낄 수 있고, 편의시설이 많다. 다른 아파트에는 없는 특화시설이 무엇인지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집안 구조와 인테리어는 고칠 수 있지만 단지 규모나 조경은 개인이 손댈 수 없다. 내부만큼이나 외부를 잘 봐야 한다. 집안 내부 구조와 인테리어의 경우 개인마다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시공사가 아무리 잘 지어도 평가가 갈린다.

▷이 과장=투자자들은 오피스텔을 고를 때 교통을 최우선으로 본다. 어느 노선이 지나느냐, 환승이 되는 곳이냐를 따져야 한다. 예전에는 지하철 역에서 500m까지를 역세권으로 봤는데 요즘은 이마저도 멀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하철 노선이 많이 생기면서 웬만한 곳은 다 역세권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지하철역과 바로 연결되는 오피스텔이 유망하다.

▷김 소장=입지환경도 확인해야 한다. 맞벌이 가구가 늘어나다 보니 조부모가 아이를 대신 봐주는 경우가 많다. 주변에 상업시설 병원 등이 잘 갖춰져 있어야 조부모들이 손주들을 돌보기 편하지 않겠나. 도심지 재개발·재건축 단지의 인기가 높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기존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새 아파트로 거듭나면 훨씬 살기 좋은 곳으로 변모한다.

▷조 과장=본인의 매입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게 좋다. 만약 수익이 목적이라면 강남권 재건축 전용 54㎡형이, 직장인 신혼부부라면 도심지 내 전용 59㎡ 아파트가 좋지 않겠나. 실거주인지, 전매를 할 것인지 등 목적에 따라 상품을 고르는 게 제일 중요하다.

매입 목적뿐만 아니라 자금사정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남들이 전용 84㎡형을 산다고 우르르 쫓아 사는 게 아니라 자금조달 여력이 있는지 잘 생각해야 나중에 후회가 없다. 아파트는 ‘스페셜 에디션(한정판)’이다. 아파트 위에 아파트를 겹쳐 지을 수 없으니까 그 자리에 들어설 수 있는 아파트는 단 하나뿐이다. 그만큼 입지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이 유망단지로 재건축·재개발을 많이 꼽는다.

"아파트는 대단지, 오피스텔은 교통을 1순위로 올려라"
▷조 과장=강남 재건축 분위기는 좋다.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는 1만가구에 달하는 대단지다. 또 전용 59㎡ 미만 소형 평형이 많다. 요즘은 전용 59㎡도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잠실지역 중개업소를 돌아다녀보면 소형 평면에 특히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김 소장=올해 추진되는 재건축·재개발 물량은 사업성이 좋다는 평가가 많아 유망 단지로 꼽힌다. 다만 분양가가 관건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없어지면서 재건축·재개발 조합들이 분양가를 올리려 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 정비사업에서 시간은 돈이다. 사업이 빨리빨리 진행돼야 투입한 돈을 빨리 회수할 수 있다. 고분양가 문제로 사업이 지연되거나 미분양이 발생하면 거꾸로 손해를 볼 수 있다.

▶오피스텔 분양시장 분위기는 어떤가

▷이 과장=2013년 상반기까지는 분위기가 안 좋았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 나아지고 있다. 초저금리 영향이다. 은행에 돈을 넣어놓으면 손해를 본다. 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작년 상반기만 해도 투자자들이 연 6~7% 정도의 수익률을 원했다. 요즘은 5%만 나와도 괜찮다고 한다. 은행이자의 2배가 넘는 까닭이다.

▷공 소장=분양대금을 선납해 할인받는 사람도 많다. 중도금 잔금 기간이 오기 전에 분양대금을 먼저 지급하는 것이다. 이때는 분양가를 깎아준다. 지금 할인율은 3.5% 정도다. 무이자임에도 은행의 3배 정도 된다. 선납할인하면 매입총액이 줄어들기 때문에 취득세 등 각종 세금도 낮아진다. 예전 예금금리가 4% 중반일 때는 선납할인율이 5% 정도 됐다. 그럼에도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있어 돈을 안 냈다. 요즘은 그런 염려 없이 계약과 동시에 내는 분들이 있다.

▷김 소장=역세권 오피스텔은 공실이 거의 없다. 특히 서울 광진구는 임대료는 강남 수준이면서 공실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하철 2호선 라인을 끼고 있기 때문에 수요가 많다. 2호선 라인을 끼고 공급되는 오피스텔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좋다.
"아파트는 대단지, 오피스텔은 교통을 1순위로 올려라"
▶주상복합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김 소장=주상복합 1세대의 고급스러움은 이어받고 불편함은 개선한 것이 지금의 주상복합 2세대다. 옛날에는 미닫이 창문이었다면 이제는 여닫이로 바뀌었다. 관리비를 줄이기 위한 첨단시설도 적용한다. 조망을 중시하는 아파트 가구는 위에 배치하고, 역세권·입지를 중시하는 오피스텔과 상가는 저층에 깐다. 서울 구의역 사거리에서 이달 말 분양하는 자양4구역 주상복합도 그런 형태다.

▷공 소장=주상복합인 강변SK뷰는 펜트하우스까지 다 나갔다. 요즘은 주상복합이 아파트와 비슷하다. 서울 구의동 강변SK뷰를 분석해보면 아파트를 계약하면서 아래층에 있는 오피스텔까지 같이 계약하는 이들이 많다. 오피스텔은 가구 수가 많지 않으니 한 명이 2~3실씩 계약한 경우도 있다.

▷이 과장=서울 합정역에서 분양을 준비하는 마포합정푸르지오 오피스텔 역시 주상복합 단지 안에 있는 오피스텔이다. 지하철 2·6호선 합정역과 지하로 연결된다. 주상복합이나 오피스텔은 이런 입지적 장점 때문에 많이 선호한다.

▶모델하우스를 볼 때 집중적으로 봐야 할 점은

▷조 과장=유니트를 볼 때 전시용품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고 봐야 한다. 모델하우스에 마련되지 않은 평형과 구조도 있다. 이 경우 모형도가 있으니 빠뜨리지 말고 챙기는 게 좋다.

▷김 소장=모델하우스 문 여는 기간은 짧다. 내방객이 많다 보니 뭘 보려고 한 건지도 모르게 휩쓸리다가 집에 돌아가는 경우가 있다. 요즘은 인터넷상에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마련해두는 경우가 많다. 평면과 구조는 인터넷에서 미리 살펴라. 모델하우스에 가서는 공간감과 넓이감을 직접 몸으로 느껴봐야 한다.

▷이 과장=모델하우스 인테리어 소품에 대한 관심도 높다. 입주할 때 어떻게 꾸며야겠다는 예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집의 생활 스타일을 제시한 것이기 때문에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실제로 입주할 때가 되면 “모델하우스 전시용품 브랜드가 무엇이냐”고 묻는 고객이 많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