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재학생 용혜인(25·여)씨 등 대학생 15명은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대를 역행하는 경찰 학내 투입과 학원사찰 등에 대해 강신명 경찰청장은 공개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문에 따르면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달 4일 서강대 교내에서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의 이 대학 명예박사학위 수여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던 금속노조원과 학생들을 진압하기 위해 경찰력 80여명을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학교 건물 계단에 학생들이 올라가지 못하도록 몸으로 막고 밀쳐내는가 하면 교내에서 시민을 연행했다고 학생들은 주장했다.

같은 달 11일에는 성공회대에서 구로경찰서 소속 정보관이 학교 측에 이장원 이 대학 사회과학부 학생회장의 개인정보를 묻는 등 '사찰'을 했다는 것이다.

또 청주대에서는 김윤배 전 총장 등 학교법인 재단 이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던 박명원 총학생회장이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학생들은 "자유로운 사상의 요람이어야 할 대학에 공권력을 투입했다는 것은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을 모두 잡아 가두고 입막음하겠다는 것"이라며 "학내 정치적·사상적 자유가 공권력에 의해 탄압되는 일이 더는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학생 사찰과 관련된 정보를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전국 121개 대학 소속 학교 구성원 1천300여명의 서명이 담긴 강 청장에게 보내는 항의서한을 경찰청 민원실을 통해 전달했다.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sh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