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관론 넘치지만 꿈틀거리는 바닥경기도 눈여겨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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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제전문가 10명 중 8명이 정부의 올 목표 성장률(3.8%)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는 보도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설문조사 결과 경제전문가 34명 중 28명(82.4%)은 3.4% 이하로 전망했다는 것이다. 국책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3.5%), 한국은행(3.4%) 등보다도 낮다. 체감경기를 반영하는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실사지수도 줄곧 하락세다. 이제 3월밖에 안 됐는데도 비관론이 무성하다.
그렇지만 실제 경기 상황을 단정하기가 혼란스럽다. 부동산시장만 봐도 그렇다. 지난 주말을 포함해 최근 사흘 동안 전국 11곳 모델하우스를 찾은 방문객이 20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집을 사려고 나선 실수요자들이다. 기존 주택 매입도 증가세다. 올 2월까지 누적 거래건수는 서울이 19.4%, 수도권은 16.5% 증가했다. 이에 따라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과 가구, 벽지 판매액은 작년 동기보다 몇십%씩 늘었다. 가구업체들은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고, 포장이사업체들은 소위 ‘손없는 날’에 벌써 이사 예약이 꽉 찼다. 일선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도 최악은 지났다는 말이 나온다. 코스피지수도 2000선까지 오르는 등 회복세다. 바닥경기가 꿈틀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이다.
물론 거시경제지표는 싸늘하기만 하다.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0.1% 증가에 그친 데 이어 올 1월에는 급기야 3.7% 감소했다. 2월 소비자물가는 담뱃값 인상분을 빼면 마이너스였다. 수출조차 올 들어 1월에 이어 2월도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기업 상황도 얼어붙어 있다. 영업실적 악화로 10대 그룹 핵심계열사 10곳 중 5곳의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오랜 침체에 주식 부동산 등 자산을 매각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정부가 디플레이션을 인정하게 된 것도 이해가 간다.
지표로 보는 경기와 바닥 경기 간의 간극이 너무 크다. 부진하다는 소비도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자동차 구입비(29.8%), 호텔 콘도 등 숙박비(18.5%), 해외여행 등 단체여행비(15.2%), 공연 등 문화서비스비(13.9%), 주방용품 등 가사용품비(12.4%), 항공기 비용(9.8%) 등은 소득증가율(3.4%)을 훨씬 웃돌았다. 올 1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35만8100명으로 설 연휴가 끼었던 작년 1월(25만5500명)보다도 10만명이나 많았다. 해외 직접구매 수입액은 지난해 1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주말에는 나들이 차량들로 북적인다.
경기지표들이 과연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거시경제지표들은 대부분 경기후행적이다. 바닥경기는 꿈틀거리고 있는데 지표가 이를 반영하지 못하는 시차, 착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소비자들의 높아진 눈높이, 시장과 산업의 트렌드 변화를 따라가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경제현실과 간극이 큰 거시지표들만 갖고 섣불리 경제 정책을 짜다간 잘못된 길로 갈 게 뻔하다. 금리 추가인하, 내수 활성화 대책 등이 이런 오류에 빠질 수 있다. 불황 프레임에 갇혀 있어선 안 된다.
그렇지만 실제 경기 상황을 단정하기가 혼란스럽다. 부동산시장만 봐도 그렇다. 지난 주말을 포함해 최근 사흘 동안 전국 11곳 모델하우스를 찾은 방문객이 20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집을 사려고 나선 실수요자들이다. 기존 주택 매입도 증가세다. 올 2월까지 누적 거래건수는 서울이 19.4%, 수도권은 16.5% 증가했다. 이에 따라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과 가구, 벽지 판매액은 작년 동기보다 몇십%씩 늘었다. 가구업체들은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고, 포장이사업체들은 소위 ‘손없는 날’에 벌써 이사 예약이 꽉 찼다. 일선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도 최악은 지났다는 말이 나온다. 코스피지수도 2000선까지 오르는 등 회복세다. 바닥경기가 꿈틀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이다.
물론 거시경제지표는 싸늘하기만 하다.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0.1% 증가에 그친 데 이어 올 1월에는 급기야 3.7% 감소했다. 2월 소비자물가는 담뱃값 인상분을 빼면 마이너스였다. 수출조차 올 들어 1월에 이어 2월도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기업 상황도 얼어붙어 있다. 영업실적 악화로 10대 그룹 핵심계열사 10곳 중 5곳의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오랜 침체에 주식 부동산 등 자산을 매각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정부가 디플레이션을 인정하게 된 것도 이해가 간다.
지표로 보는 경기와 바닥 경기 간의 간극이 너무 크다. 부진하다는 소비도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자동차 구입비(29.8%), 호텔 콘도 등 숙박비(18.5%), 해외여행 등 단체여행비(15.2%), 공연 등 문화서비스비(13.9%), 주방용품 등 가사용품비(12.4%), 항공기 비용(9.8%) 등은 소득증가율(3.4%)을 훨씬 웃돌았다. 올 1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35만8100명으로 설 연휴가 끼었던 작년 1월(25만5500명)보다도 10만명이나 많았다. 해외 직접구매 수입액은 지난해 1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주말에는 나들이 차량들로 북적인다.
경기지표들이 과연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거시경제지표들은 대부분 경기후행적이다. 바닥경기는 꿈틀거리고 있는데 지표가 이를 반영하지 못하는 시차, 착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소비자들의 높아진 눈높이, 시장과 산업의 트렌드 변화를 따라가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경제현실과 간극이 큰 거시지표들만 갖고 섣불리 경제 정책을 짜다간 잘못된 길로 갈 게 뻔하다. 금리 추가인하, 내수 활성화 대책 등이 이런 오류에 빠질 수 있다. 불황 프레임에 갇혀 있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