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종 "김일성은 민족 지도자…남한에는 훌륭한 대통령 없어"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흉기로 공격한 혐의(살인미수 등)로 구속된 김기종 씨(55)의 자택 등에서 압수된 서적 10여점(사진)이 이적성을 띠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윤명성 종로경찰서장은 9일 브리핑에서 “김씨에게서 압수한 서적과 간행물 30점에 대한 외부 전문가 집단의 감정 결과 10여점이 이적성이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지난 6일 김씨의 자택 겸 사무실에서 압수한 물품 219점 중 ‘이적성이 강하게 의심되는’ 30점에 대해 외부 전문가 집단에 감정을 의뢰했다. 이 중에는 김정일이 저술한 영화예술론과 주체사상 관련 내용을 담고 있는 정치사상강좌 등의 원본과 사본이 포함돼 있다.

김두연 서울지방경찰청 보안2과장은 “이적성이 확인된 만큼 이를 소지한 목적을 확인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들 서적을 입수한 경로에 대해 “북한 관련 서적이나 표현물 등은 집회나 청계천 서점 등지에서 구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김일성은 20세기 민족 지도자라고 생각한다”며 “일제시대 항일 운동을 했고 3·8선 이북을 접수한 뒤 자기 국가를 건설해 잘 이끌어온 것을 봤을 때 20세기 훌륭한 지도자”라고 진술했다. 이 같은 진술은 평화협정 체결 운동 등 김씨의 과거 활동 내역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김씨는 ‘남한에는 훌륭한 대통령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답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