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인사혁신처를 보는 삐딱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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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삼성과 공무원 조직은 달라도 너무 달라요. 수십년간 이어진 공직사회 문화에 삼성 문화를 접목해서 바꾼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최근 기자가 사석에서 만난 특정 부처 고위 간부들에게 인사혁신처에 대해 평가해 달라고 하자 나온 얘기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공직사회 개혁을 주도하기 위해 만든 인사혁신처가 출범한 지 100일이 지났다. 삼성 출신인 이근면 처장은 취임 직후부터 잇달아 순환보직 행태 근절, 파격적인 발탁 승진 등 공직사회 혁신 대책을 내놨다.
이를 바라보는 공무원 사회의 시각은 ‘참신하다’는 평가와 ‘공직사회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지적이 엇갈린다. 국장급 이상 고위 간부일수록 인사혁신처의 공직사회 개혁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인사혁신처 내부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게 현실이다.
최근 한 사무관의 발탁 승진을 놓고 잡음이 일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인사혁신처 인력개발국 소속 A사무관(5급)은 올초 대한민국 공무원상을 수상했다. 이 처장은 해당 사무관을 두 계급 발탁 승진해 부이사관(3급)에 임명할 수 있는지 해당 부서에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지금까지도 우수 공무원에게는 한 계급 발탁 승진 기회가 주어졌지만,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공직사회에선 사실상 유명무실했다.
이 처장의 시도는 내부 반발에 부딪혔다. 과장급 승진 기한도 몇 년이나 모자라는 사무관을 부이사관으로 발탁하는 것은 연공서열을 파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발탁 승진 후보가 된 해당 사무관조차 조직 분위기를 의식해 승진을 고사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 처장이 취임 직후부터 톡톡 튀는 언행과 패션 등을 선보인 점이 공직사회의 곱지 않은 시각에 한몫한 것도 사실이다. 공직사회의 연공서열을 없애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수십년간 뿌리박힌 공직사회 문화를 개혁하기 위해 삼성처럼 성공한 기업의 노하우를 벤치마킹하는 것도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일이다. 이 처장의 인사 개혁에 대해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게 아니라 결과를 지켜보면 될 일이다.
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공직사회 개혁을 주도하기 위해 만든 인사혁신처가 출범한 지 100일이 지났다. 삼성 출신인 이근면 처장은 취임 직후부터 잇달아 순환보직 행태 근절, 파격적인 발탁 승진 등 공직사회 혁신 대책을 내놨다.
이를 바라보는 공무원 사회의 시각은 ‘참신하다’는 평가와 ‘공직사회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지적이 엇갈린다. 국장급 이상 고위 간부일수록 인사혁신처의 공직사회 개혁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인사혁신처 내부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게 현실이다.
최근 한 사무관의 발탁 승진을 놓고 잡음이 일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인사혁신처 인력개발국 소속 A사무관(5급)은 올초 대한민국 공무원상을 수상했다. 이 처장은 해당 사무관을 두 계급 발탁 승진해 부이사관(3급)에 임명할 수 있는지 해당 부서에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지금까지도 우수 공무원에게는 한 계급 발탁 승진 기회가 주어졌지만,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공직사회에선 사실상 유명무실했다.
이 처장의 시도는 내부 반발에 부딪혔다. 과장급 승진 기한도 몇 년이나 모자라는 사무관을 부이사관으로 발탁하는 것은 연공서열을 파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발탁 승진 후보가 된 해당 사무관조차 조직 분위기를 의식해 승진을 고사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 처장이 취임 직후부터 톡톡 튀는 언행과 패션 등을 선보인 점이 공직사회의 곱지 않은 시각에 한몫한 것도 사실이다. 공직사회의 연공서열을 없애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수십년간 뿌리박힌 공직사회 문화를 개혁하기 위해 삼성처럼 성공한 기업의 노하우를 벤치마킹하는 것도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일이다. 이 처장의 인사 개혁에 대해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게 아니라 결과를 지켜보면 될 일이다.
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