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라이프] '웰빙 바람' 부는 외식업계…맥도날드도 변해야 산다
일본 맥도날드는 지난해 218억엔(약 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일본 외식업계에서 기록한 적자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실적 쇼크는 올해도 이어져 지난 1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38.6% 감소했다.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를 사용한 것이 드러난 데 이어 이물질 혼입 문제까지 불거졌다.

지난 40년여 동안 외식업계 최고 자리를 지켜온 맥도날드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오가와 고스케 호세이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쓴 ‘맥도날드 실패의 본질’은 후지타 덴 창업자와 하라다 에이코 전 사장의 경영 방식을 추적하며 일본 맥도날드 실적 부진의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

맥도날드 추락의 원인은 성급한 프랜차이즈화와 단기적인 마케팅 정책의 실패에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고 이 책은 강조한다. 맥도날드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글로벌 외식산업 트렌드에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전 세계 사람들이 건강한 식생활에 열광하고 있지만 맥도날드는 값싼, 고칼로리 음식으로 기억되고 있다.

일본 사회가 고령화 시대에 진입한 것도 외식 사업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맥도날드가 일본에서 사업을 시작한 1970년대에 비해 주요 고객층인 10~20대는 크게 감소했다. 이 책은 따라서 햄버거 같은 고칼로리 음식을 즐겨 먹는 젊은 층이 줄어든 만큼 점점 시니어층을 염두에 두고 경영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맥도날드의 상품 개발은 늘어나는 시니어층의 요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저자는 “맥도날드 침체의 원인은 혁신 부족에 있다”며 “맥도날드가 고속 성장한 지난 10년은 중증환자에게 10년간 연명의 기회를 준 것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맥도날드 실패의 본질’은 글로벌 외식업 트렌드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친절한 서비스와 함께 변하지 않고 신선하고 맛있는 재료와 요리를 원한다. 너무 값비싸도 곤란하지만 때로는 약간의 웃돈을 주더라도 안전하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고 싶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