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으로 창조하라' 펴낸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장 "아등바등 살지 말고 어우러져 삽시다"
“지금까지는 아등바등 무한경쟁 시대를 버텨왔지요. 하지만 이제는 협업(컬래버레이션)입니다.”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장(사진)이 ‘협업으로 창조하라’라는 책을 내놨다. 중앙공무원교육원장,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 총장 등을 지내고 ‘협업 전도사’로 나선 윤 회장을 만나 협업의 정수(精髓)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개인이나 기업이 개별적으로 승승장구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며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을 당연시하던 신자유주의 시대는 끝났다. 상생을 핵심으로 한 ‘신인본주의’ 시대로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변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아야 한다는 얘기다.

윤 회장은 최근 사회 이슈로 떠오른 ‘갑을관계’ ‘증오범죄’ 등이 앞만 보고 달려온 사회의 필연적 결과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은 틈새를 찾아 정보화 사회를 선도했지만 이 때문에 혼돈, 갈등, 모순은 그 어느 나라보다 깊어졌다”며 “임계점에 온 한국 사회를 바꿀 수 있는 건 오직 협업의 힘”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소위 ‘제3의 물결’인 정보화에 빗대 협업을 ‘제4의 물결’이라고 지칭했다.

“모든 게 연결된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입니다. 혼자서 뭘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해요. 한쪽에서는 전문성을 내세워 좋다고 생각하는 게 다른 한쪽에는 치명적인 악영향을 가져옵니다.”

이런 차원에서 그는 김영란법 등 폭주하는 ‘입법 만능주의’를 경계했다.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을 3년 동안 하면서 공무원을 지켜본 결과다. “20~30년 전에는 분명 국가 혁신의 동력이 공무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사회는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아요.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고, 문화예술업계도 사람들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납니다. 독단적으로 뭘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빨리 접어야 합니다.” 그는 ‘1+1=3, 4…’가 ‘단순 시너지’라면 ‘1+1=10, 20, 100…’은 ‘메가 시너지’라며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살 길은 메가 시너지를 창출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고려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인하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유나이티드컨설팅그룹 대표컨설턴트 등을 거쳐 대한민국 백강포럼 회장,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 석좌교수, 문화예술위원회 예술나무포럼 회장 등을 맡고 있다. 이번 저서에서 그는 구체적 기업 경영 사례와 함께 강석희 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시장, 박재갑 국립암센터 초대원장 등의 금언(金言)도 담았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