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여바 부에나 센터에서 애플워치를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여바 부에나 센터에서 애플워치를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애플은 작년 하반기 아이폰6를 내세워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 업체인 삼성전자를 턱밑까지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반격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1일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를 공개했다. 갤럭시S6는 애플을 따돌리는 특명을 안고 탄생했다. 애플은 애플워치로 맞불을 놨다. 애플워치의 흥행 여부뿐만 아니라 애플워치가 아이폰6와 갤럭시S6 판매량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가 앞으로 관전 포인트다.

◆손목 위 혁명 가져올까

정보기술(IT)업계에서 스마트워치는 새롭지 않다. 삼성전자 LG전자는 물론 중국 화웨이, 일본 소니 등 IT업체들이 많은 스마트워치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2013년 9월 첫 제품 갤럭시기어를 내놓은 데 이어 작년에만 기어2, 기어2네오, 기어라이브, 기어핏, 기어S 등 총 5종의 스마트워치를 선보이며 시장 선도 업체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하지만 그 어떤 제품도 대중화엔 실패했다. 애플워치는 스마트워치의 대중화 시대를 열 것이란 기대가 있다. 애플이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시대를 연 주인공이어서다.

삼성전자는 당초 갤럭시S6와 함께 스마트워치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었다. 그러나 공개일을 미뤘다. 신종균 삼성전자 IM(정보통신·모바일)부문 사장은 “갤럭시S6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애플워치의 파급력을 본 뒤 신제품을 내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원형 스마트워치 신제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젝트명은 오르비스(orbis). 라틴어로 동그라미를 의미한다. 신 사장은 “차기 스마트워치의 공개 시점을 놓고 조율 중”이라고 했다.

◆엇갈리는 평가

애플워치는 알루미늄 재질의 애플워치 스포츠, 스테인리스스틸로 만든 애플워치, 18캐럿 금으로 제작한 애플워치 에디션 등 3개 컬렉션으로 나온다. 각 컬렉션에서 화면 크기가 1.5인치인 모델과 1.65인치인 모델을 고를 수 있다. 시곗줄도 가죽 등 여러 가지여서 애플워치의 종류는 수십 종에 이른다.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애플워치 스포츠 제품은 350달러(약 39만원)부터 시작한다. 애플워치 에디션의 가장 비싼 제품 가격은 1만7000달러(약 1907만원)에 달한다. 이 제품은 전자기기가 아니라 명품시계와 겨룰 전망이다. 다양한 디자인과 가격대로 스마트워치 시장을 단번에 장악하려는 전략이란 분석이다. 1차 판매국은 미국 호주 캐나다 중국 프랑스 독일 홍콩 일본 영국이다. 한국은 빠졌다.

평가는 엇갈린다. 호평의 배경은 애플의 브랜드와 제품력, 다양성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의 브랜드력과 충성도 높은 이용자 덕분에 가장 성공적인 웨어러블(입는) 기기가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애플이 다양한 가격대 등으로 패션산업에 구애했다”고 평가했다. 혹평도 만만치 않다. 기존에 나온 스마트워치와 비교해 성능에 큰 차이가 없는데도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워치 에디션은 고강도 세라믹 합금으로 만들었을 뿐 기능은 나머지 애플워치와 다르지 않다”고 했다. 시장의 반응은 덤덤하다. 이날 애플 주가는 0.4% 오르는 데 그쳤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