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주간 미국 PGA투어에서 40대 챔피언이 잇따라 탄생했다. 2주 전 혼다클래식에서 파드리그 해링턴(43·아일랜드)이 우승한 데 이어 지난주 푸에르토리코오픈에서는 알렉스 체카(44·독일)가 287번째 대회 만에 데뷔 첫승의 감격을 맛봤다. 동료 선수들이 은퇴하는 시기에 왕성하게 현역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은 누구이며 비결은 무엇일까.

◆퓨릭·미켈슨 세계 랭킹 상위권

40세가 넘는 선수로 11일 현재 세계 랭킹 100위 안에 있는 선수는 모두 9명이다. 짐 퓨릭(45·미국)이 6위로 가장 높다. 1992년 프로가 된 퓨릭은 올해로 23년째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PGA투어 상금랭킹 3위에 오를 정도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 다음은 필 미켈슨(45·미국)으로 21위, 태국의 통차이 자이디(46)가 41위로 그 뒤를 잇고 있다. 토마스 비욘(44·덴마크)이 52위, 최고령 선수인 앙헬 미구엘 히메네즈(51·스페인)가 53위, 스티브 스트리커(48·미국)가 67위다. 1982년 프로에 데뷔해 올해로 33년차인 히메네즈는 시니어투어에 나가면서도 여전히 1부 투어에서 뛴다. 지난해 유러피언투어 스페인오픈에서 우승했고 지난 1월 시니어투어인 챔피언스투어에서도 우승컵을 안았다.

해링턴도 혼다클래식 우승 덕에 80위로 ‘톱100’에 진입했다. 왕년의 스타 어니 엘스(46·남아프리카공화국)는 82위, 앙헬 카브레라(46·아르헨티나)는 90위다. 한국 선수 가운데 최고 랭커인 배상문(29)이 90위, ‘영건’ 노승열(24·나이키골프)이 104위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실감할 수 있다.

◆드라이버 샷 290야드 ‘펑펑’

40대에도 ‘톱100’에 드는 비결은 젊은 선수 못지않은 장타다. 이들은 평균 290야드 안팎의 드라이버샷을 날리며 ‘거리 핸디캡’에서 뒤지지 않는다. 미켈슨은 올해 투어 장타 랭킹 40위(296.5야드)다. 엘스는 292.1야드, 해링턴은 286.8야드, 자이디는 285.6야드, 퓨릭은 280.8야드다. 올해 PGA투어 루키인 김민휘(23·신한금융그룹)의 283.2야드, 박성준(29)의 282.5야드를 능가한다. 지난해까지 100위 안에 들었던 최경주(45·SK텔레콤)는 132위로 밀린 상태다. 최경주의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는 276야드에 그쳤다.

이들은 장타력과 함께 정교한 아이언샷 능력을 자랑한다. 그린적중률은 65% 안팎이면 수준급이다. 퓨릭은 지난해 그린적중률 68.75%로 투어 12위에 올랐다. 미켈슨은 65.26%로 79위, 카브레라는 64.98%다. 엘스는 유러피언투어에서 올해 73.6%(43위)의 그린적중률을 보이고 있으며 자이디는 72.2%(57위)다. 여기에다 오랜 경험으로 축적된 쇼트게임 능력이 가미되면서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 장수를 누리고 있다.

◆40대 여자 선수는 미국 10명

여자 선수는 남자보다 생명력이 짧다. 올해 미국 LPGA투어에서 선수로 등록된 40세 이상은 10명에 불과하다. 랭킹 100위 안에 든 40세 이상은 2명뿐이다. 캐리 웹(41·호주)이 9위에 이름을 올리며 ‘톱10’에 들었다. 카트리오나 매슈(46·스코틀랜드)는 33위를 달리고 있다. 35세 이상으로 확대하면 크리스티 커(38·미국), 앤절라 스탠퍼드(37·미국), 카린 이셰르(36·프랑스), 박세리(38·하나금융그룹) 등 6명으로 늘어난다.

현역 최고령 선수는 줄리 잉스터(54·미국)로 156위다. 잉스터는 1983년 프로가 돼 올해 32년차다. 그 다음으로 랭킹 130위인 로라 데이비스(51·영국)가 있다.

국내 남자 가운데 1부 투어에서 현역으로 뛰고 있는 40대 이상 선수는 16명이다. 1부 투어에서 뛰는 여자 40대 선수는 한 명도 없다. 30대 이상은 해외파를 다 합쳐 12명 정도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