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비리 의혹'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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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수단, 자택·본사 등 10여곳 압수수색
군 장비 가격 부풀리기 등 집중 수사
군 장비 가격 부풀리기 등 집중 수사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무기중개업계의 ‘큰손’으로 통하는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사진)과 군 출신 전 대기업 임원을 전격 체포했다. 지난해 11월 출범 이후 합수단이 거물급 무기중개상을 체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합수단은 11일 오전 공군 전자전훈련장비(EWTS)사업과 관련해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사기를 벌인 혐의로 이 회장을 서울 돈암동 자택에서 체포했다. 이 회장과 공모한 혐의로 예비역 준장인 권모 전 SK C&C 상무도 함께 체포해 조사했다. 합수단은 또 이날 서울 삼선동 소재 일광공영 본사와 계열사 사무실 등에 검사 2명과 수사관 50여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EWTS는 요격기와 지대공 유도탄 등 공중 위협으로부터 조종사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자 방해 훈련장비로, 총 사업 규모는 1365억원에 달한다. 일광공영은 2002년부터 대리점 계약을 맺고 터키 무기업체인 하벨산과 방사청 사이의 거래를 중개해왔다.
합수단에 따르면 이 회장 등은 이 과정에서 납품 대금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거액의 정부 예산을 더 타내 로비 등에 쓴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합수단은 이 회장이 일광공영 계열사를 하도급 업체로 참여시켜 저가 부품을 납품, 실제 가격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예산을 빼돌렸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회장은 군단급 정찰용 무인기(UAV) 능력보강 사업과 관련해 군 기밀을 몰래 빼낸 의혹도 받고 있다.
합수단이 업계의 큰손을 정조준하고 나서면서 향후 일광공영을 둘러싼 군 로비로 수사가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검찰은 정부나 군 출신 인사, 특수관계인들이 일광공영 관계사에 근무하거나 임원을 지낸 사례가 많은 만큼 부적절한 대가성 로비 등이 오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합수단은 일광공영이 실제 장비 가격을 부풀려 로비 자금을 조성했는지, 군 관계자들에 대해 금품 로비를 벌였는지를 추가 조사한 뒤 이 회장과 권 전 상무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일광그룹은 국내 무기중개업계에서는 메이저 업체로 분류된다. 학교법인 일광학원, 일광복지재단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도 자회사로 두고 있다.
1980년대 중반 일광공영을 설립한 이 회장은 국내 무기중개업계 1세대로, 군이 해외 군수품을 국내로 들여오는 과정을 다수 중개했다. 2009년에는 러시아제 무기를 도입하는 ‘불곰 사업’에서 배임 및 횡령 혐의가 드러나 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폴라리스 소속 배우 클라라와 계약 갈등을 빚는 가운데 주고받은 카카오톡 내용이 공개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합수단은 11일 오전 공군 전자전훈련장비(EWTS)사업과 관련해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사기를 벌인 혐의로 이 회장을 서울 돈암동 자택에서 체포했다. 이 회장과 공모한 혐의로 예비역 준장인 권모 전 SK C&C 상무도 함께 체포해 조사했다. 합수단은 또 이날 서울 삼선동 소재 일광공영 본사와 계열사 사무실 등에 검사 2명과 수사관 50여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EWTS는 요격기와 지대공 유도탄 등 공중 위협으로부터 조종사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자 방해 훈련장비로, 총 사업 규모는 1365억원에 달한다. 일광공영은 2002년부터 대리점 계약을 맺고 터키 무기업체인 하벨산과 방사청 사이의 거래를 중개해왔다.
합수단에 따르면 이 회장 등은 이 과정에서 납품 대금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거액의 정부 예산을 더 타내 로비 등에 쓴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합수단은 이 회장이 일광공영 계열사를 하도급 업체로 참여시켜 저가 부품을 납품, 실제 가격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예산을 빼돌렸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회장은 군단급 정찰용 무인기(UAV) 능력보강 사업과 관련해 군 기밀을 몰래 빼낸 의혹도 받고 있다.
합수단이 업계의 큰손을 정조준하고 나서면서 향후 일광공영을 둘러싼 군 로비로 수사가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검찰은 정부나 군 출신 인사, 특수관계인들이 일광공영 관계사에 근무하거나 임원을 지낸 사례가 많은 만큼 부적절한 대가성 로비 등이 오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합수단은 일광공영이 실제 장비 가격을 부풀려 로비 자금을 조성했는지, 군 관계자들에 대해 금품 로비를 벌였는지를 추가 조사한 뒤 이 회장과 권 전 상무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일광그룹은 국내 무기중개업계에서는 메이저 업체로 분류된다. 학교법인 일광학원, 일광복지재단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도 자회사로 두고 있다.
1980년대 중반 일광공영을 설립한 이 회장은 국내 무기중개업계 1세대로, 군이 해외 군수품을 국내로 들여오는 과정을 다수 중개했다. 2009년에는 러시아제 무기를 도입하는 ‘불곰 사업’에서 배임 및 횡령 혐의가 드러나 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폴라리스 소속 배우 클라라와 계약 갈등을 빚는 가운데 주고받은 카카오톡 내용이 공개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