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가치주 펀드지만 작년에 크게 하락했던 ‘신영마라톤펀드’의 수익률이 올 들어 급반등, 주목받고 있다. 작년 중소형주 강세장에서 주식 가치보다 크게 떨어진 대형주를 편입한 게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로 ‘신영마라톤’은 연초 이후 11.67%(10일 기준, A클래스 기준)를 기록 중이다. 65개 가치주 펀드의 평균 수익률(4.14%)은 물론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4.03%)을 크게 웃돈다. 2위 펀드(한국투자롱텀밸류·8.38%)와도 3%포인트 이상 수익률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신영마라톤은 시장에서 소외받고 있는 저평가 주식에 장기 투자, 매년 꾸준한 수익을 내온 ‘간판급’ 국내 가치주 펀드로 통한다. 하지만 지난해 마이너스 수익률(-0.88%)을 기록해 가치주 펀드 평균 수익률(0.89%)을 밑돌기도 했다. 작년에 저평가된 대형주를 주로 편입했으나, 중소형주 강세장이 나타나면서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과를 냈다는 게 신영 측 설명이다.

올 들어 주요 편입 종목(지난해 12월 말 기준)인 삼성전자(7.01%), OCI머티리얼즈(68.95%), 롯데케미칼(20.31%), 현대중공업(11.74%), 고려제강(10.77%) 등이 크게 오르면서 수익률이 급상승했다.

책임 매니저인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장기간 약세를 보인 화학, 철강, 태양광, 금융, 자동차 등 대형주를 작년에 적극적으로 편입했다”며 “지금도 상승세에 놓인 주식보다 하락하는 주식을 골라 담고 있다”고 말했다. 허 부사장은 “올해 경기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이 아니더라도 글로벌 유동성에 힘입어 바닥권에 놓여 있는 우량 대형주들이 주목받아 기대 이상의 수익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박스권 상단 돌파 가능성도 높다고 진단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