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323억t으로 2013년과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세계적인 경제 충격 없이 배출 증가세가 멈춘 것은 조사를 시작한 1975년 이후 처음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지난해 세계 경제가 3% 성장하는 동안 배출은 전년보다 늘지 않았다고 밝혔다. 파티 비롤 IE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놀라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과거 40년간 배출 감소나 정체는 1980년대 초 오일쇼크와 1992년 옛 소련 붕괴,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제 성장에 타격을 주는 사건이 있을 때만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과 중국의 저감 노력이 효과를 거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에서는 노후 공장 구조조정으로 석탄 소비가 줄고, 전기차 등 신재생에너지 이용이 늘면서 연 10% 수준이던 증가세가 지난해 3~4% 수준으로 떨어졌다. IEA는 “선진국에서도 신재생에너지 사용이 늘어 지난 5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제가 7% 성장하는 동안 배출은 4% 줄었다”고 설명했다.

FT는 “인도 등 저개발국이 배출 감소에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가운데 선진국과 중국의 노력으로 배출 증가세를 멈췄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했다. 이 같은 결과는 오는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21차 세계 기후변화 총회’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