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6%…시청률 전설이 된 '전설의 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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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 콘텐츠
우연·막장 코드 뽑고 현실감 살렸더니 시청자 공감
방영 5개월동안 시청률 1위 대기록
전설의 마녀 작가 구현숙
"막장 없어도 주말극 흥행 가능…루저들의 성공기 쓰고 싶었다"
연출 주성우 PD
"주말극은 재미·긴장감 균형 중요
자유로운 분위기 만들어줬더니 배우들도 멋진 연기로 화답"
우연·막장 코드 뽑고 현실감 살렸더니 시청자 공감
방영 5개월동안 시청률 1위 대기록
전설의 마녀 작가 구현숙
"막장 없어도 주말극 흥행 가능…루저들의 성공기 쓰고 싶었다"
연출 주성우 PD
"주말극은 재미·긴장감 균형 중요
자유로운 분위기 만들어줬더니 배우들도 멋진 연기로 화답"
“베트남 대학생들은 한국 드라마가 지나치게 우연과 기적이 많아 흥미를 반감시킨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1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MBC 드라마는 우연 대신 개연성을 더 많이 넣고 조금 더 현실감 있는 소재로 공감대를 확장해 나가면서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다가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전설의 마녀’도 이런 바탕에서 성공사를 썼습니다.”
안광한 MBC 사장은 지난 9일 주말 드라마 ‘전설의 마녀’ 종방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설의 마녀’는 지난해 10월15일 첫 방송 후 이달 8일까지 같은 시간대 1위를 한 번도 놓치지 않으며 최고 시청률 35.6%(TNMS 수도권 기준)를 비롯해 30%대 시청률을 넘나들었다.
이 드라마는 저마다 억울한 사연을 갖고 교도소에 수감된 네 여자가 ‘공공의 적’인 신화그룹을 상대로 통쾌한 ‘전설(雪·설욕을 뜻함)’에 나서는 이야기. 심복녀(고두심)·문수인(한지혜)·손풍금(오현경)·서미오(하연수)가 옥중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열기 시작하는 모습부터 출소 후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하나로 뭉치는 일련의 과정들은 끈끈한 ‘여자들의 우정’을 보여줬다.
그들의 복수극은 진지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펼쳐졌다. 주인공들은 ‘악행’을 ‘선(善)’으로 해결하고, 갈등과 충돌도 때로는 코믹하게 때로는 눈물나게 버무려 냈다. 김수미는 웃음을 주는 촉매제였다.
무엇보다 패배자였던 네 여인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해가는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용기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교도소가 구타로 얼룩진 지옥이 아니라 재생을 모색하는 교화소란 시각에서 접근한 발상도 신선했다.
‘불굴의 며느리’ ‘백년의 유산’ 등 히트작들을 집필한 구현숙 작가는 대중의 심리를 사로잡는 방법을 꿰뚫었다. 구 작가는 “소위 ‘막장 코드’를 빼고 주변 어딘가에 있을 법한 루저(패배자)들의 성공기를 쓰고 싶었다”며 “적절한 역할을 해준 연기자들까지 합세하면서 시청자들을 흡인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의 지적대로 이 드라마는 막장 코드 없이도 주말극 흥행을 일궈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데 큰 의의가 있다.
연출을 맡았던 주성우 PD는 ‘전설의 마녀’의 성공 요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주말극은 기본적으로 30~50대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적당한 긴장감과 재미를 섞어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촬영 과정에서 배우들에게 우리 속에 갇힌 동물들처럼 정해진 것에 너무 충실하거나 연연해 하지 말라고 주문했지요. 풀어둔다는 자세로 기다렸더니 너무나 잘해줬습니다. 덕분에 작가의 의도도 잘 살아났습니다.”
자유로운 분위기를 제공하니까 드라마가 지나치게 무겁게 전개되지 않았고, 연기자들의 의욕까지 끄집어낼 수 있었다는 얘기다. 현장의 배우들은 어땠을까. 한지혜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선배와 후배들이 화합할 수 있었다. 대본이 일찌감치 나와 준비할 시간이 충분했던 것도 좋았다.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 많으니까 한결 여유로웠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안광한 MBC 사장은 지난 9일 주말 드라마 ‘전설의 마녀’ 종방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설의 마녀’는 지난해 10월15일 첫 방송 후 이달 8일까지 같은 시간대 1위를 한 번도 놓치지 않으며 최고 시청률 35.6%(TNMS 수도권 기준)를 비롯해 30%대 시청률을 넘나들었다.
이 드라마는 저마다 억울한 사연을 갖고 교도소에 수감된 네 여자가 ‘공공의 적’인 신화그룹을 상대로 통쾌한 ‘전설(雪·설욕을 뜻함)’에 나서는 이야기. 심복녀(고두심)·문수인(한지혜)·손풍금(오현경)·서미오(하연수)가 옥중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열기 시작하는 모습부터 출소 후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하나로 뭉치는 일련의 과정들은 끈끈한 ‘여자들의 우정’을 보여줬다.
그들의 복수극은 진지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펼쳐졌다. 주인공들은 ‘악행’을 ‘선(善)’으로 해결하고, 갈등과 충돌도 때로는 코믹하게 때로는 눈물나게 버무려 냈다. 김수미는 웃음을 주는 촉매제였다.
무엇보다 패배자였던 네 여인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해가는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용기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교도소가 구타로 얼룩진 지옥이 아니라 재생을 모색하는 교화소란 시각에서 접근한 발상도 신선했다.
‘불굴의 며느리’ ‘백년의 유산’ 등 히트작들을 집필한 구현숙 작가는 대중의 심리를 사로잡는 방법을 꿰뚫었다. 구 작가는 “소위 ‘막장 코드’를 빼고 주변 어딘가에 있을 법한 루저(패배자)들의 성공기를 쓰고 싶었다”며 “적절한 역할을 해준 연기자들까지 합세하면서 시청자들을 흡인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의 지적대로 이 드라마는 막장 코드 없이도 주말극 흥행을 일궈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데 큰 의의가 있다.
연출을 맡았던 주성우 PD는 ‘전설의 마녀’의 성공 요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주말극은 기본적으로 30~50대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적당한 긴장감과 재미를 섞어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촬영 과정에서 배우들에게 우리 속에 갇힌 동물들처럼 정해진 것에 너무 충실하거나 연연해 하지 말라고 주문했지요. 풀어둔다는 자세로 기다렸더니 너무나 잘해줬습니다. 덕분에 작가의 의도도 잘 살아났습니다.”
자유로운 분위기를 제공하니까 드라마가 지나치게 무겁게 전개되지 않았고, 연기자들의 의욕까지 끄집어낼 수 있었다는 얘기다. 현장의 배우들은 어땠을까. 한지혜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선배와 후배들이 화합할 수 있었다. 대본이 일찌감치 나와 준비할 시간이 충분했던 것도 좋았다.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 많으니까 한결 여유로웠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