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窓] 달러에 민감해진 주식시장
미국이 상당수 전문가의 예상대로 오는 6월 금리를 인상한다고 가정해보자. 글로벌 투자자금이 금리 인상이 확인될 때까지 다른 나라에 대기하다 인상이 확정된 뒤에야 미국으로 옮겨갈까.

과거 예를 보면 쉽게 전망할 수 있다. 1990년대 미국 경제는 초반에 두 번의 저점을 찍은 뒤 1993년이 돼서야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간다. 이런 그림을 만들기 위해 미 중앙은행(Fed)은 9.5%였던 기준 금리를 3%까지 내렸다. 특히 1994년 1월까지는 17개월 동안 최저 금리를 유지했다. 달러 환율이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그러나 기준 금리를 올리기 직전인 1994년 1월이었다.

금리를 3%에서 6%까지 다시 인상하는 과정에서는 오히려 달러가 13.7% 절하됐다. 실제 기준금리와 환율 변동이 시장이 생각하는 것과 반대로 나타난 셈이다. 이런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2000~2001년 기준금리를 6.5%에서 1.75%까지 내리는 동안 달러가 14.3%나 절상됐다.

금리와 환율이 일반적인 전망과 달리 나타난 것은 시장이 금리 변동을 예상해 먼저 움직였기 때문이다. 이런 ‘반전’은 금리가 바닥을 다지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더 뚜렷해진다. 지금은 0.25%의 기준금리를 76개월째 유지하는 상황이다. 기준 금리를 올리는 데 따른 공포가 지나치게 증폭돼 있어 환율 반응도 빠르게 나타난다.

달러가 중심 변수로 떠오른 이상 이번에도 주식시장은 당분간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반응은 강하지만 짧게 진행되는 형태가 될 것이다.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유가가 급격하게 변동할 때와 같은 형태다. 익숙했던 가격 체계가 변하는 데 따른 불가피한 진통 정도로 금리 인상을 대비하는 게 맞을 것이다.

이종우 < 아이엠투자증권 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