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이어 대형까지…삼성 프린터, 글로벌 선두 '출력준비' 완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NFC 방식 복합기 출시
모바일 프린팅 기술 적용
한국·태국서 점유율 첫 1위
토너 등 소모품 계속 공급
A3 중대형 복합기 시장은
'황금알 낳는 거위' 평가
모바일 프린팅 기술 적용
한국·태국서 점유율 첫 1위
토너 등 소모품 계속 공급
A3 중대형 복합기 시장은
'황금알 낳는 거위' 평가
삼성전자가 지난해 A3 크기 용지까지 출력할 수 있는 중대형 복합기 시장에서 시쳇말로 사고를 쳤다. 한국과 태국에서 A3 복합기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것. 가정에서 많이 쓰는 A4 크기로 출력하는 소형 시장에서는 HP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랐지만 진입 장벽이 높은 A3 시장에서 국가별 1위에 진입한 것은 처음이다. 삼성이 글로벌 시장에서 프린터 제품 인지도가 낮은 것도 그동안 A3 시장에서 고전했기 때문이다.
복합기는 프린터 복사기 팩스 등을 하나로 묶은 사무기기로 A3 복합기는 주로 기업에서 많이 쓰는 제품군이다. 삼성전자는 A4 기기에서도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 처음으로 1위를 달성하는 등 프린터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2005년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해 키워온 프린터 사업이 최근 기업간 거래(B2B) 사업의 핵심 중 하나로 자리 잡으면서 빠르게 성장세를 타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금알 낳는’ A3 복합기 시장
A3 복합기는 시장 진입 장벽이 높다. 일단 만들기가 어렵다. 기업에서 쓰는 A3 복합기는 빠른 속도로 정밀하게 문서를 출력할 수 있어야 한다. 반도체는 물론 광학, 화학 등 다양한 분야 기술이 필요하다. “내부에 들어가는 부품이 자동차보다 많을 정도로 복잡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제품만 좋다고 잘 팔리는 것도 아니다. A3 복합기는 철저한 B2B 시장이다. 기업 고객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갖고 있는 유통상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이들을 통하지 않고는 시장을 뚫기가 어렵다. 캐논, HP, 리코 등 기존 프린터 업계 강자들이 수십년간 A3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일단 시장에 안착하기만 하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다. 기업에서 토너 등 소모품을 계속 구매하기 때문이다. 최근엔 직원들의 문서출력 현황 등을 분석해주는 ‘문서 솔루션 서비스’가 뜨면서 부가가치가 더 높아졌다. HP 등은 소모품 판매 및 문서 솔루션 서비스로 매년 20%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은 A4 시장 세계 2위인데도 프린터 관련 매출이 20조원 안팎인 HP 등 선두권 업체의 5분의 1에도 못 미친다. 고가의 A3 시장에서 밀리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A4 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데다 가정용 중심이어서 소모품을 제값에 팔기 어려운 구조다.
◆“문서솔루션 사업도 진출할 것”
삼성은 30년 넘게 사무기기 사업을 해왔다. 1982년 팩스로 시작해 A4 복합기 분야에서는 나름의 입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A3 시장에서 고전하면서 세계 선두권에 가까이 가지 못했다. 이 분야 글로벌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다.
삼성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12년 김기호 부사장(사진)을 프린팅솔루션사업부장으로 투입했다. 김 부사장은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오랜 기간 소프트웨어와 미래기술을 연구한 기술통이다.
김 부사장은 지난 2년간 공격적으로 신제품을 쏟아냈다. 2013년에는 세계 최초로 근접무선통신(NFC)으로 문서를 출력할 수 있는 복합기를 출시했고, 지난해엔 스마트폰·태블릿에서만 쓰던 안드로이드 구동 소프트웨어(OS)를 프린터에 적용하기도 했다. 스마트폰에 있는 문서를 자유롭게 출력하는 ‘모바일 프린팅’이라는 새 시장을 열기 위해서다.
지난해 캐나다의 모바일 문서 출력 서비스 업체 프린터온을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초 제품을 잇따라 내놓는 동시에 세계 각지의 기업 고객들을 꾸준히 찾아 밀착 영업을 강화하면서 B2B 시장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A3 복합기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면서 문서 솔루션 사업에도 진출하겠다는 게 삼성의 목표다. 지난 1월 브라질의 프린터 솔루션 업체 심프레스를 인수한 것도 단순히 남미 시장의 점유율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프린터 솔루션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에서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복합기는 프린터 복사기 팩스 등을 하나로 묶은 사무기기로 A3 복합기는 주로 기업에서 많이 쓰는 제품군이다. 삼성전자는 A4 기기에서도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 처음으로 1위를 달성하는 등 프린터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2005년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해 키워온 프린터 사업이 최근 기업간 거래(B2B) 사업의 핵심 중 하나로 자리 잡으면서 빠르게 성장세를 타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금알 낳는’ A3 복합기 시장
A3 복합기는 시장 진입 장벽이 높다. 일단 만들기가 어렵다. 기업에서 쓰는 A3 복합기는 빠른 속도로 정밀하게 문서를 출력할 수 있어야 한다. 반도체는 물론 광학, 화학 등 다양한 분야 기술이 필요하다. “내부에 들어가는 부품이 자동차보다 많을 정도로 복잡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제품만 좋다고 잘 팔리는 것도 아니다. A3 복합기는 철저한 B2B 시장이다. 기업 고객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갖고 있는 유통상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이들을 통하지 않고는 시장을 뚫기가 어렵다. 캐논, HP, 리코 등 기존 프린터 업계 강자들이 수십년간 A3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일단 시장에 안착하기만 하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다. 기업에서 토너 등 소모품을 계속 구매하기 때문이다. 최근엔 직원들의 문서출력 현황 등을 분석해주는 ‘문서 솔루션 서비스’가 뜨면서 부가가치가 더 높아졌다. HP 등은 소모품 판매 및 문서 솔루션 서비스로 매년 20%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은 A4 시장 세계 2위인데도 프린터 관련 매출이 20조원 안팎인 HP 등 선두권 업체의 5분의 1에도 못 미친다. 고가의 A3 시장에서 밀리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A4 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데다 가정용 중심이어서 소모품을 제값에 팔기 어려운 구조다.
◆“문서솔루션 사업도 진출할 것”
삼성은 30년 넘게 사무기기 사업을 해왔다. 1982년 팩스로 시작해 A4 복합기 분야에서는 나름의 입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A3 시장에서 고전하면서 세계 선두권에 가까이 가지 못했다. 이 분야 글로벌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다.
삼성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12년 김기호 부사장(사진)을 프린팅솔루션사업부장으로 투입했다. 김 부사장은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오랜 기간 소프트웨어와 미래기술을 연구한 기술통이다.
김 부사장은 지난 2년간 공격적으로 신제품을 쏟아냈다. 2013년에는 세계 최초로 근접무선통신(NFC)으로 문서를 출력할 수 있는 복합기를 출시했고, 지난해엔 스마트폰·태블릿에서만 쓰던 안드로이드 구동 소프트웨어(OS)를 프린터에 적용하기도 했다. 스마트폰에 있는 문서를 자유롭게 출력하는 ‘모바일 프린팅’이라는 새 시장을 열기 위해서다.
지난해 캐나다의 모바일 문서 출력 서비스 업체 프린터온을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초 제품을 잇따라 내놓는 동시에 세계 각지의 기업 고객들을 꾸준히 찾아 밀착 영업을 강화하면서 B2B 시장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A3 복합기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면서 문서 솔루션 사업에도 진출하겠다는 게 삼성의 목표다. 지난 1월 브라질의 프린터 솔루션 업체 심프레스를 인수한 것도 단순히 남미 시장의 점유율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프린터 솔루션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에서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