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에 K디자인 거점 만든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중소기업들과 함께 경남 양산에 세운 미래디자인융합센터에서 옷 안경 등의 착용감을 수치화하는 작업에 나섰다. 단순히 신체 크기를 조사하는 차원을 넘어 한국인의 얼굴형, 손, 발 등 신체에 잘 맞는지를 테스트해 제품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이태용 한국디자인진흥원장(사진)은 지난 13일 양산 미래디자인융합센터 개관 기념세미나에서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착용감을 테스트해 왔지만 중소기업은 그럴 여력이 없다”며 “상품 가치를 올릴 수 있도록 센터 연구진과 포스텍 중소기업이 힘을 합쳐 착용감을 수치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상품의 미래 경쟁력을 키우려면 착용감이 좋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예컨대 한국인의 얼굴형에 적합한 안경의 폭, 귀 모양에 맞는 안경다리 각도 등을 일일이 측정해 착용감을 수치화하겠다는 것이다. 손의 두께와 모양, 손가락 길이 등을 재서 ‘60대 한국인 남성이 사용하기 좋은 손잡이가 달린 지팡이’인지를 판단하는 식이다.

박한출 미래디자인융합센터장은 “한국인의 착용감을 수치화하는 데이터베이스 작업을 하고 나면 비슷한 중국인도 분석할 수 있고 상품 가치를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안경, 신발, 의류 등 다양한 항목을 검토 중이고 올해 두 개를 먼저 추진한 뒤 점차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진흥원은 또 디자인융합센터에서 지역주민을 위한 무료 시민강좌를 여는 등 지역사회 공헌 활동도 벌일 계획이다.

이 원장은 “수도권에만 몰려 있는 디자인의 최신 트렌드와 정보, 강의 등의 혜택을 이곳에서도 공유해나갈 것”이라며 “해외 유명 디자이너를 초청해 강의를 열거나 학생들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60년이 넘는 K디자인 역사를 총정리하는 방대한 데이터베이스화 작업도 진행할 것”이라며 “향후 K디자인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거점으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양산=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