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5개월 만에 코스닥시장 대장주로 다시 올라섰다.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50%를 차지하는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의 시대가 시작될 것이란 기대감이 셀트리온의 주가를 밀어올렸다.

16일 셀트리온은 전거래일보다 1500원(2.25%) 오른 6만8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7조636억원으로 그동안 1위를 지켰던 다음카카오(7조358억원) 위에 이름을 올렸다. 셀트리온이 종가 기준으로 코스닥 시총 1위를 기록했던 지난해 10월13일(시총 4조2000억원)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말 주가가 3만8850원이었던 셀트리온은 올 들어 76% 폭등했다.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램시마를 필두로 바이오시밀러를 둘러싼 외부 환경이 긍정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계열사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선판매한 바이오시밀러 재고 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그동안 시장에서 소외돼 왔었다. 그러나 램시마의 오리지널약인 레미케이드의 유럽 특허가 지난달 만료됨에 따라 유럽에서 판매가 시작됐고, 미국에서도 판매 허가가 기대되고 있다.

램시마가 유럽과 미국에서 긍정적인 판매를 기록한다면 재고 부담도 해소될 것이란 분석이다.

김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의 램시마는 세계 최초로 선진 시장(유럽)에서 판매 승인을 받은 단일클론항체 바이오시밀러"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했다.

램시마가 유럽 승인을 획득하고 26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점, 셀트리온이 미국 FDA와 사전 협의를 통해 허가 승인에 필요한 자료들을 충분히 준비하고 있다는 점, 이달 초 미 FDA에서 산도즈의 바이오시밀러 'Zarxio'를 최초로 승인했다는 점 등 때문이다.

레미케이드의 미국 특허 만료는 2018년 9월로 예정돼 있지만, 지난달 존슨앤존슨은 미국 특허상표국으로부터 레미케이드 관련 미국 특허 재심사에서 최종 거절 통보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램시마의 조기 판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램시마의 미국 허가 승인이 올 6~8월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유통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졌다. 최근 미국의 화이자는 램시마 북미 판권을 가진 호스피라를 170억달러에 인수했다. 화이자의 호스피라 인수로 셀트리온은 램시마 판매에 있어 거대 제약사인 화이자의 유통망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부터는 셀트리온의 램시마 가치는 인정하고 허셉틴, 리툭산 바이오시밀러인 'CT-P06'과 'CT-P10'에 대해 알아볼 때"라며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에 대한 가치가 부각되며 주가 재평가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