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VR로 출산 장면을 지켜보는 '삼성 라이프 라이브(LifeLIVE)' 유튜브 동영상 캡처.
기어VR로 출산 장면을 지켜보는 '삼성 라이프 라이브(LifeLIVE)' 유튜브 동영상 캡처.
[ 김민성 기자 ] 멀리 떨어진 부부가 3차원(D) 화면을 구현하는 삼성전자의 기어VR을 이용해 출산 장면을 서로 지켜보고, 보여주는 영상을 촬영해 주목받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삼성전자 오스트레일라 법인의 유튜브 계정에는 '삼성 라이프 라이프(LifeLIVE)'라는 제목의 6분 18초짜리 동영상이 올라왔다.

지난달 20일 집에서 4000km 떨어진 곳에 있는 남편 제이슨 라크씨가 기어 VR을 착용한 채 아내의 출산 장면을 실시간 3D 영상으로 지켜보는 순간들이었다.

업무 때문에 호주 서부 퀸즐랜드에서 생활해야하는 라크씨는 결국 집에서 셋째를 출산하는 아내 곁을 지킬 수 없었다. 아내는 무려 45시간을 차로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 있었고, 자신은 계약직 신분으로 일터로 파견된 상황이었다.

라크씨는 마침 삼성전자가 기어VR을 활용한 신기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도움을 요청했다.

이후 삼성전자 현지 기술팀은 라크씨의 아내가 분만하는 병실에 360도 입체 영상을 실시간 촬영 전송하는 특수 카메라를 설치했다. 촬영된 영상은 4000km 밖 라크씨의 눈 앞 기어VR에 실시간 3차원 화면으로 재생됐다.



라크씨는 셋째 아들의 탄생 순간이 HD급 3D 화면으로 생생히 전달되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출산을 마친 라크씨의 아내도 "호주 반대편에 있는 남편이 마치 함께 있는 것처럼 아들이 태어나는 것 순간을 함께 보고 경험할 수 있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 동영상은 공개된지 이틀만에 약 7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간 가상현실 기기가 3차원 게임 및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소비용으로 주목받았던 것과는 달리 실제 삶 속에서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영상을 시청한 에이먼 재인(Aman Jain)은 "기술이 (우리 삶에) 가져다 줄 수 있는 깊이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최고의 영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 영상은 출산 과정을 생생히 담고 있는 탓에 성인인증 절차를 거쳐야만 시청할 수 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