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5% 매력…틈새상품에 하루 수백억 몰려
하나대투증권의 원금보장형 파생결합사채(DLB)는 지난 13일 하루 동안 154억원어치 팔렸다. 판매액이 평소(약 30억원)보다 5배가량 많았다. 한국은행이 전날 기준금리를 낮춘 데 따른 영향이란 분석이다.

저위험 투자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기준금리가 떨어진 뒤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예금 가입자들도 새로운 투자방식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예금 금리보다 두 배 정도의 수익을 제공하면서 원금을 보장하는 금융상품에 주목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는 것.

◆특판 RP·고금리 CMA ‘주목’

직장인들 사이에서 관심을 끄는 상품은 특판형 환매조건부채권(RP)과 종합자산관리계좌(CMA)다.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DB대우증권 동부증권 IBK투자증권 등이 판매 중인 특판 RP 금리는 연 3.5~4.0%다. 만기는 3~6개월이다. RP는 증권사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재매입하는 조건으로 판매하는 채권이다. 국공채 등에 투자하기 때문에 원금손실 위험은 거의 없다.

대부분 ‘원플러스 원’ 조건이다.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에 1000만원어치 가입하면 특판 RP에 1000만원어치 넣을 수 있도록 해주는 식이다. 증권사들이 역마진을 감수하는 만큼 1인당 1억원 등의 가입 한도를 정해놨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휴면·신규 고객에 한해 총 300억원 한도로 모집 중”이라고 말했다.

고금리형 CMA도 인기다. 신한금융투자 CMA R+통장은 최고 연 4.85%, 현대증권 에이블 CMA는 4.1%, 미래에셋 플러스팩 CMA는 3.7%의 금리를 각각 적용한다. 카드 사용액이 많거나 공과금 납부 실적이 있을 때 고금리를 지급하는 구조다. 1인당 한도가 100만~500만원 정도로 낮다.

원금보장형 파생상품도 쏟아지고 있다. 연 4~5% 수익을 꾸준히 낼 수 있는 DLB나 주가지수형 파생결합사채(ELB)가 대표적이다.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나 유럽 등의 주가지수가 일정 범위 안에서 움직이면 약속한 수익률을 지급한다.

이진혁 하나대투증권 세일즈 & 트레이딩부문 대표는 “원금보장형 상품의 경우 가입 고객을 제한해야 할 정도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거액 자산가들은 대체투자로

자산가들은 연기금,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의 전유물이던 사모형 사회간접자본(SOC)펀드, 부동산펀드 등 대체투자 상품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대개 최저 가입액이 1억원 이상이고 만기가 5~7년으로 길지만 연 5~6%의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NH투자증권은 최근 국내 빌딩 등에 투자하는 만기 7년짜리 리츠를 구조화해 연 6.0% 이자를 3개월마다 지급하는 상품을 선보였다. 1인당 5억원 이상 넣어야 하지만 개인 자금이 100억원 넘게 들어왔다. NH증권 관계자는 “만기 때 빌딩이 안 팔리면 원금반환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도 거액 자산가가 몰렸다”고 말했다.

해외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하는 펀드도 인기다. 한 대형 증권사는 작년 말 베트남의 쓰레기 소각장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만들었다. 생소한 상품이었지만 연 5%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수십억원의 개인 돈이 유입됐다. 대우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항공기에 투자하는 해외 대체펀드를 만들어 프라이빗뱅킹(PB) 고객들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재길/황정수/허란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