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년8개월 만에 달러당 1130원대로 올라섰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원 오른 달러당 1131원50전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130원대를 기록한 것은 2013년 7월 이후 1년8개월 만에 처음이다.

최근 환율 급등세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17~18일 개최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기는 ‘신호’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FOMC 회의에서 Fed가 금리를 바로 올리지는 않더라도 ‘선제 안내(포워드 가이던스)’ 문구를 수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2월 고용통계가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면서 조기 금리 인상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같은 기대감 때문에 달러화 가치를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 주말 100.18로 마감해 2003년 4월 이후 12년 만에 100을 돌파했다.

한국은행이 지난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것도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외환시장은 한은과 정부가 금리 인하로 원화절상을 방어해 수출을 지탱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정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원화 약세가 계속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는 것이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최근 달러화 강세와 금리 인상 전망 등을 고려할 때 1130원대 중반을 중심으로 박스권 행보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