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상승세 탄 은행株…탄탄대로 놓일까?
한국은행의 3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상승하고 있는 은행주(株) 주가를 두고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리인하는 통상 은행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기 때문에 상승세 지속에 대한 우려감이 이어지고 있는 것.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전 거래일 대비 1.97% 오른 3만8800원에 마감했다. 신한지주는 2.78% 오른 4만2500원, 하나금융지주는 4.09% 상승한 2만9300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기업은행은 각각 4.12%씩 급등했다.

은행주 주가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직후 2.7% 반등한 뒤 코스피 상승에 힘입어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은행업종지수가 올해 들어 10%가까이 하락한 것에 비하면 간만에 반등세를 타는 모습이다.

그러나 은행 수익성에는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어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가 0.25% 인하될 경우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은 연간 0.02~0.03%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가뜩이나 낮아진 NIM이 추가 악화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은행들의 NIM은 1.79%에 그친다. 이는 지난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이며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인 2009년 1.98%보다 0.19%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은행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우려는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 가능성과 마진 악화에 대한 우려감이 은행주 주가에 꾸준히 선반영됐다"며 "앞서 섹터 대부분이 올랐지만 은행주 주가 흐름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고 분석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그간 은행주에는 금리인하에 따른 마진 하락 리스크가 가장 큰 할인율로 작용했다"며 "은행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6%로 최근 3년의 박스 하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저평가됐던 은행주에 대한 리스크가 제거되면서 업종 전체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배당확대 가능성도 은행주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각각 부실자산에 대한 대규모 손실처리 및 대출 성장성 등으로 인해 이익 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높은 배당성향을 올해도 지속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은행주의 상승세 지속을 장담할 순 없다고 봤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은행주 흐름은 올해 1분기 실적과 한은 금통위의 추가 금리 인하 여부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시장 일각에선 이르면 2분기 한은이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최정욱 연구원은 "은행주는 전반적으로 개선된 흐름을 나타내겠지만 추가 인하 가능성이 나오는 점은 우려 요인"이라며 "주가 반등폭이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채선희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