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심장혈관 여러 곳이 동시에 막힌 협심증에 스텐트 시술보다 심장수술이 더 효과적이라는 임상시험 결과를 세계 처음으로 내놨다.

박승정·안정민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교수팀은 인용지수가 가장 높은 학술지로 꼽히는 ‘뉴잉글랜드저널 오브 메디슨(NEJM)’ 17일자에 ‘다혈관 협심증에서 관상동맥 우회수술과 관상동맥 중재술의 임상결과 비교’ 논문을 발표했다.

임상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의학전문잡지인 NEJM은 다른 논문에 연구결과가 인용되는 지수가 네이처(42.3) 사이언스(31.4)보다 높은 54.4점이다. 이 학술지에 논문이 실리면 의학적 치료 방침이 바뀌는 등 세계 의료인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박 교수는 이번 NEJM 논문 게재가 다섯 번째다.

의료진은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세계 심장학자 1만여명을 대상으로 이번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8년 7월부터 2013년 9월까지 아시아 4개국 27개 병원에서 협심증 환자를 최신 스텐트 시술그룹(438명)과 관상동맥 우회수술그룹(442명)으로 나눠 평균 4년6개월 동안 추적 관찰했다. 협심증은 동맥경화로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관상동맥이 좁아지는 질환이다.

통상 스텐트를 넣어 좁아진 혈관을 넓히는 시술을 하거나 가슴을 열어 좁아진 심장 혈관을 대신할 건강한 혈관을 이어 붙이는 우회수술을 한다.

전체적으로 사망 및 뇌졸중 발생률에는 두 그룹 간에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스텐트 시술그룹의 재시술 위험이 심장수술을 받은 환자보다 두 배 정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