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 에어텍 대표가 경기 광주시 오포읍에 있는 공장에서 공기청정기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김용준 기자
박선영 에어텍 대표가 경기 광주시 오포읍에 있는 공장에서 공기청정기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김용준 기자
박선영 씨는 1990년대 초 주방가전 회사에 입사했다. 몇 년 뒤 유통사업을 하기 위해 회사를 그만뒀다. 프랑스 일본 독일 대만 등에서 공기청정기와 믹서 등 가전제품을 들여와 팔았다.

장사는 웬만큼 됐지만 마음속에는 항상 아쉬움이 있었다. 제품이 아무리 잘 팔려도 ‘내 자식 같은 제품’이란 느낌은 없었다. 유통이라는 틀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2012년 거래하던 공기청정기 업체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는 얘기가 들렸다. 그는 주저하지 않고 회사를 인수했다. 이 회사가 공기청정기 제조업체 ‘에어텍’이다.

○“레드오션 아니다”

박선영 에어텍 대표는 공기청정기를 택한 이유에 대해 “많은 사람이 ‘레드오션’(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라고 하지만 나는 생각이 달랐다”고 설명했다. 대형 공기청정기 시장은 포화상태였지만 방마다 놓을 수 있는 디자인 공기청정기를 만들면 승산이 있다고 봤다. 아들이 사춘기일 때 방에서 나던 냄새는 그에게 ‘아들 방에 놓아줄 수 있는 경제적인 공기청정기’라는 제품 콘셉트를 떠올리게 했다.

그는 오랫동안 해외업체가 만든 공기청정기를 팔면서 필터가 승부처란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필터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뿐 아니라 소비자들이 필터를 교체할 때마다 비용이 드는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또 다른 차별화 포인트는 미세먼지와 황사였다. 음이온을 내뿜는 수많은 공기청정기가 탈취 효과는 좋지만 미세먼지를 잘 제거하지 못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가격과 크기, 디자인, 필터 기능을 차별화한 첫 제품은 2013년 7월에 나왔다.

○크기 디자인 필터 차별화

박 대표는 “음이온을 내뿜어 냄새를 없애는 공기청정기와 달리 우리 제품은 공기를 빨아들여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정전기 원리를 활용하기 때문에 입자 종류와 크기에 관계없이 모든 먼지와 곰팡이 박테리아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정기간 사용하면 필터에 먼지가 달라붙어 검게 변하기 때문에 공기청정기 효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박 대표는 “검게 변한 필터는 물로 씻어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필터 교체 부담도 없앴다”고 말했다.

모델은 세 가지다. 밀폐된 작은 방이나 화장실에서 사용하기 좋은 ‘UFO’, 중형으로 벽에 붙여 사용할 수 있는 ‘알라딘’, 비교적 큰 편에 속하고 이중 필터를 사용해 성능을 강화한 ‘아바네로’다. 이들 제품은 모두 다양한 색상으로 제작했다. 박 대표는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색상과 디자인에 신경썼다”고 강조했다. 가격은 각각 6만8000원, 9만8000원, 19만8000원이다.

기술과 품질도 인정받았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공기청정기 기준을 통과했고 백화점과 면세점에 입점하는 데 성공했다. 호주 등으로 수출도 했다. 해외에서 20여명의 바이어가 회사를 방문했다.

박 대표는 “에어텍 공기청정기를 세계에 알리는 게 목표”라며 “해외 박람회에 출품하는 등 본격적으로 해외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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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으뜸중기제품=△NSV의 구조방진용 고감쇠 방진매트 (032)812-2015 △휠보레의 자동차 바퀴 보호장치 (02)2263-2239 △엔티씨의 전자레인지용 압력솥 070-4157-6716 △에어텍의 e나노 필터 공기청정기 (031)798-5676

광주(경기)=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