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죄 스티븐 김 즉각 석방해 달라"
미국 간첩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한국계 미국인 핵과학자 스티븐 김 박사(47·한국명 김진우·사진) 측이 비슷한 혐의로 기소당했던 다른 고위 공직자와의 형평성을 문제삼아 김 박사의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 김 박사의 변호인인 에비 데이비드 로웰 변호사는 이런 요구를 담은 서한을 최근 미국 법무부에 발송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국무부에서 검증·준수·이행 정보 총괄 선임보좌관으로 일하던 김 박사는 폭스뉴스 기자에게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한 기밀 정보를 유출해 이를 보도하게 한 혐의로 2010년 8월 기소됐다. 그는 법정 다툼 끝에 검찰과 변호인 간 플리바겐(감형 조건 유죄 인정 합의)을 통해 징역 13개월형에 합의한 뒤 메릴랜드 주 컴벌랜드 연방 교도소에서 8개월째 복역 중이다.

반면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자서전을 집필하던 여성 작가 폴라 브로드웰과 불륜에 빠져 미국 대통령이 연관된 기밀 정보 등을 무더기로 제공하고 관련 조사 때 연방수사국(FBI)에 의도적인 거짓 진술을 했지만 법무부와 경범죄 혐의에 합의해 집행유예 2년, 벌금 4만달러를 선고받았다.

로웰 변호사는 “김 박사와 같은 하위 직원이 간첩법으로 기소당하는 것은 이들이 쉬운 표적이고 국가 권력에 맞서 싸울 자금과 정치적 연고가 없기 때문”이라며 “사법 당국은 하위 공무원과 고위 당국자에게 ‘이중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