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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 '패거리문화' 옛말…합병 후 입행 직원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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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 ××은행…출신 은행간 기싸움 사라진다

    통합 후 입사한 공채직원
    차·과장급까지 진급하며 출신 따지던 문화 희석돼

    고위 임원 인사 땐 여전
    2005년 한 시중은행 지점으로 발령받은 신입행원 A씨는 점심때마다 사소하지만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로 갈등했다. 누구와 점심을 먹어야 하는지가 고민이었다. 외환위기 등을 거치며 몇 개 은행이 합병해 탄생한 이 은행은 당시 같은 은행 출신끼리 모여 밥 먹는 문화가 대세였다. A씨는 “출신이 없는 신입 직원으로 어떤 그룹을 따라가야 할지, 한 곳만 쫓아다닌다며 눈총을 받는 건 아닐지 늘 신경쓰였다”고 말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그는 ‘그때 왜 그런 쓸데없는 고민을 했을까’라며 멋쩍어했다. 합병 이후 입사한 동료가 전체 직원의 절반에 육박하며 패거리 문화가 급속도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빠르게 사라지는 ‘패거리 문화’

    은행 '패거리문화' 옛말…합병 후 입행 직원 40%
    2000년대 중반까지 여러 차례 대규모 인수합병(M&A)으로 탄생한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4대 은행에는 ‘출신 성분’에 따른 패거리 문화가 득세했다. 인사 시즌에 특히 민감해졌다. 같은 은행 출신끼리 밀어주고 당겨주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한 은행원은 “출신 은행이 같은 지점장이 있는 지점으로 보내달라는 청탁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패거리 문화가 최근 2~3년 새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통합 후 공채로 입행한 직원이 늘면서 출신 성분을 따지기 힘들어진 게 가장 큰 이유다. 올해 초 지점장이 된 B씨는 “부임하자마자 출신 은행이 같은 직원을 찾으려고 이력서부터 훑어봤는데 부지점장 한 명을 빼고는 모두 합병한 뒤 들어온 ‘통합 공채’ 출신이었다”고 전했다.

    4대 은행이 통합 후 뽑은 직원들은 지난해 말 기준 모두 2만1100명이다. 대졸 정규직 공채 직원 5만2300명의 40% 정도다. 우리은행은 통합 후 뽑은 직원이 1만명으로 전체(1만5000명)의 67%에 달한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한 뒤 2001년 뽑은 행원들이 우리은행의 통합 공채 1기다.

    하나 서울 보람 충청은행이 합쳐져 ‘다국적군’으로 불리는 하나은행도 2003년부터 시작된 통합 공채 출신이 3500명으로 전체 7600명의 절반에 달한다. 가장 최근인 2006년 조흥은행을 합병한 신한은행은 통합 공채 직원이 30% 선이다. 다른 은행보다 인력 구조조정이 적었던 국민은행의 통합 공채 직원 비중은 22% 수준이다.

    ○임원 인사에선 힘겨루기 ‘여전’

    은행권의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진 점도 패거리 문화가 빠르게 사라진 배경으로 꼽힌다. 한 은행 지점장은 “수익성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출신보다는 실적에 도움이 되는 직원을 우대하는 문화가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통합 공채 초기 직원들이 차·과장급까지 오른 것도 ‘편 가르기’ 문화가 희석된 이유다.

    하지만 패거리 문화가 근절된 건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2013~2014년 국민은행에서 각종 사건·사고와 내부 갈등이 빈번하게 일어난 데 대해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출신 간 ‘힘겨루기’로 보는 분석도 있다.

    임원 인사 때 출신 성분이 중요한 변수가 되기도 한다. 우리은행에서는 행장과 출신 은행이 다른 사람을 수석부행장으로 앉히는 관행이 여전하다. 옛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 간 갈등을 방지하려는 취지다. 부행장 10명도 상업은행 출신 5명, 한일은행 출신 5명으로 구성됐다. 한 은행 고위 관계자는 “금융개혁을 말하고 실천하려면 출신 은행별 ‘줄 대기’ 문화의 잔재를 없애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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