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대표 회동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대표 회동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및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7일 청와대 회동에서 3자 회담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 및 김영록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이날 3자 회동 종료 이후 각각 브리핑을 열고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이 같이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여야 대표는 박 대통령과의 회담을 마치고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과 별도로 다시 만나 발표할 합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다시 조율했다.

양당 대변인에 따르면 김 대표는 "문 대표와 합의해 오늘 같은 회동을 요청하면 대통령이 응해달라"고 말했고, 문 대표도 "앞으로는 의제를 좁혀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정례적으로 대화하는 기회를 갖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이 "그렇게 하겠다"고 답하면서 3자 회동 정례화가 기정사실화했다고 대변인들은 전했다.

세금 폭탄 논란을 빚었던 연말 정산 문제 관련, 박 대통령이 5500만원 소득 이하자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제도를 손질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문 대표가 이날 회동에서 "5500만 원 이하는 세 부담 증가가 없고, 5500만 원부터 7000만 원까지는 2만~3만 원 밖에 늘지 않게 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켜달라"고 요구한데 대한 화답이었다. 박 대통령은 "원래 취지대로 5500만 원 이하 소득 근로자들이 손해 보지 않도록 준비해서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합의점도 도출됐다. 정부안과 야당 자체안을 각각 추가로 제시해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여야 대표는 공무원 연금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했다. 다만 각론에서는 여전히 견해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정책 추진을 위해 "합의된 시한을 (여야가)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문 대표는 "합의한 날짜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면서도 "대타협기구에서의 합의와 공무원 단체의 동의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서비스 산업의 분류에서 보건 의료를 제외하고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저 임금 역시 인상 필요성에도 역시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 모두가 동의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동에는 청와대에선 이병기 비서실장과 조윤선 정무수석이, 여야 정치권에선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과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수석 대변인이 각각 배석했다. 회담은 애초 예상했던 1시간을 훌쩍 넘겨 1시간 40분가량 진행됐다.

특히 정부의 경제정책 성과를 두고 박 대통령과 문 대표 간 연신 '살얼음판' 분위기가 연출됐다. 회담 모두에서 박 대통령이 문 대표에게 취임 축하 인사를 건네며 정부의 정책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반면 문 대표는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실패"라고 평가하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지난 2012년 제18대 대선에서 정치적 명운을 걸고 맞붙은 박 대통령과 문 대표가 2년3개월 만에 공식적으로 다시 처음 마주한 자리여서 회동 100분 간 묘한 긴장감마저 흘렀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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