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꺾인 샤넬, 핸드백 가격 20% 인하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17일 국내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일부 잡화 제품 가격을 최대 20% 인하했다.

가격 인하 대상은 보이샤넬(사진)·빈티지·클래식 등 샤넬의 대표적인 핸드백 라인이다.

이 세 가지 라인은 샤넬이 거의 매년 디자인과 소재를 보완해 신제품을 내놓는 ‘효자 상품’이다. 인하 폭은 15~20%다. 현재 샤넬 핸드백 가격대는 500만~800만원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그동안 가격을 꾸준히 인상해 온 샤넬이 장기 불황 영향으로 가격 인하에 나선 것”이라며 “전 세계 샤넬 제품의 가격 조정은 내달 8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샤넬이 주력 제품군인 잡화 가격을 인하함에 따라 향후 의류·시계·보석 등 나머지 제품군의 가격도 단계적으로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샤넬이 이례적으로 특정 국가에서 가격을 인하한 것은 최근 몇 년 동안 명품 업체의 성장세가 둔화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6일 “명품 업체들이 지난 10년간 터무니없이 가격을 많이 올렸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며 “구찌, 프라다, 펜디, 멀버리 등 명품 업체들이 잇따라 저렴한 가격의 핸드백을 선보이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비싼 가격에 발길을 돌리는 중산층 고객들을 붙잡기 위해 예년에 비해 저렴한 가격의 핸드백을 출시하고 있다는 얘기다.

해외 명품 브랜드들은 지난해 1월부터 개정 개별소비세법이 시행되자 잇따라 가격을 인상해 왔다. 지난해부터 명품 핸드백이 사치성 품목으로 분류돼 수입신고·출고가격이 200만원을 초과할 경우 그 초과분의 20%에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게 명분이었다. 샤넬도 지난해 6월, 11월 일부 잡화 제품 가격을 5~15% 인상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