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소 화상전화에 원격 의료까지…백령도, 이 작은 섬이 스마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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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백령도에 기가인터넷 개통
北 포격에도 위성 LTE로 가족 안전 확인…KT "외딴섬도 통신 소외 없다"
스마트폰으로 포구에 있는 어선 확인…스마트 소변검사로 1분만에 질병 판별
北 포격에도 위성 LTE로 가족 안전 확인…KT "외딴섬도 통신 소외 없다"
스마트폰으로 포구에 있는 어선 확인…스마트 소변검사로 1분만에 질병 판별
지난해 3월31일 낮 12시15분. 대낮부터 천둥이 치는 듯한 소리에 인천 백령도 주민들은 깜짝 놀랐다. 북방한계선(NLL) 근방에서 북한의 포격이 시작된 것. 이날 오전 북한군 서남전선사령부가 “해상 사격훈련을 실시한다”는 통지문을 보냈다더니 우려가 현실이 됐다. 4년 전 23명의 사상자를 낸 연평도 포격이 떠올랐다. 낮 12시30분 주민대피령이 내려지자 이웃 주민들과 함께 지하 대피소로 뛰었다. 아뿔싸. 집 근처 방공호로 대피한 김혜숙 씨는 학교에 간 아들이 생각났다.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아들이 잘 대피했는지 궁금했지만 방공호 안에서는 통화가 되지 않아 발만 동동 굴렀다. 북한의 해안포가 쾅쾅 소리를 내며 불을 뿜을 때마다 걱정은 커져만 갔다.
○26개 대피소 화상 연결
오후 4시30분. 큰 피해 없이 주민대피령이 해제됐다. 집에 도착해 하교한 아들의 얼굴을 보고 나서야 안도감이 밀려왔다. 백령도의 대피소가 26개로 나뉜 탓에 대피소에 들어간 주민들은 가족이 안전하게 대피했는지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걱정은 KT가 위성 광대역 LTE 기술을 이용해 대피소 간 화상연결 솔루션을 구축하면서 사라졌다. 재난으로 일반 전화 통신이 끊긴 상황에서도 다른 대피소에 피신한 가족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7일 KT는 안보 불안에 시달리는 서해 최북단 백령도를 지난해 임자도에 이어 두 번째 ‘기가 아일랜드’로 선포했다. 기가 아일랜드는 외딴섬의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KT가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도서지역 통신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다. 오성목 KT 부사장은 “KT는 앞만 보고 가지 않는다”며 “기술발달의 혜택에서 뒤처진 사람들까지 챙기는 국민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으로 어선 확인
“육지에 머물고 있거나 선착장에 나가지 못해 배를 관리하지 못할 때도 마음이 편해요.” 백령도에서 어업에 종사하는 우성열 씨는 요즘 스마트폰을 보는 일이 잦아졌다. 최근 포구에 폐쇄회로TV(CCTV)가 설치되면서 스마트폰만 있으면 실시간으로 배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풍랑이 거센 날엔 줄이 끊어져 배가 떠내려갈까봐 잠을 자지 못할 때가 많았다. 그는 조업이 없는 겨울엔 육지에 있는 자녀 집에 가 있는 날도 많은데 원격지에서도 배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해병 대와 면사무소에서도 24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배의 이상 유무를 알려준다.
○스마트워치 의료 서비스
백령도는 고령화율이 20%에 달하는 만큼 의료 서비스 수요도 많다. 문제는 턱없이 부족한 의료시설. 백령의원을 제외하고 보건소와 진료소가 하나씩 있는 게 전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기 건강검진 등 예방의료 서비스는 힘들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T는 스마트 의료 서비스 ‘요닥’을 도입했다. 스마트 소변검사 단말기인 요닥을 이용하면 1분 만에 간질환 신장질환 당뇨 등 30여가지 성인병을 검사할 수 있다.
스마트워치를 이용한 서비스도 도입했다. 백령도 고령층 100명에게 ‘삼성 기어S’를 무상 지급하고 이를 통해 심장박동, 운동량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이선주 KT CSV 센터장은 “몇 주 전 끝섬 전망대에서 일하시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사흘이 지난 다음에서야 발견됐다”며 “스마트워치를 이용한 의료 서비스 도입으로 이런 일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령도=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오후 4시30분. 큰 피해 없이 주민대피령이 해제됐다. 집에 도착해 하교한 아들의 얼굴을 보고 나서야 안도감이 밀려왔다. 백령도의 대피소가 26개로 나뉜 탓에 대피소에 들어간 주민들은 가족이 안전하게 대피했는지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걱정은 KT가 위성 광대역 LTE 기술을 이용해 대피소 간 화상연결 솔루션을 구축하면서 사라졌다. 재난으로 일반 전화 통신이 끊긴 상황에서도 다른 대피소에 피신한 가족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7일 KT는 안보 불안에 시달리는 서해 최북단 백령도를 지난해 임자도에 이어 두 번째 ‘기가 아일랜드’로 선포했다. 기가 아일랜드는 외딴섬의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KT가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도서지역 통신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다. 오성목 KT 부사장은 “KT는 앞만 보고 가지 않는다”며 “기술발달의 혜택에서 뒤처진 사람들까지 챙기는 국민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으로 어선 확인
“육지에 머물고 있거나 선착장에 나가지 못해 배를 관리하지 못할 때도 마음이 편해요.” 백령도에서 어업에 종사하는 우성열 씨는 요즘 스마트폰을 보는 일이 잦아졌다. 최근 포구에 폐쇄회로TV(CCTV)가 설치되면서 스마트폰만 있으면 실시간으로 배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풍랑이 거센 날엔 줄이 끊어져 배가 떠내려갈까봐 잠을 자지 못할 때가 많았다. 그는 조업이 없는 겨울엔 육지에 있는 자녀 집에 가 있는 날도 많은데 원격지에서도 배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해병 대와 면사무소에서도 24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배의 이상 유무를 알려준다.
○스마트워치 의료 서비스
백령도는 고령화율이 20%에 달하는 만큼 의료 서비스 수요도 많다. 문제는 턱없이 부족한 의료시설. 백령의원을 제외하고 보건소와 진료소가 하나씩 있는 게 전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기 건강검진 등 예방의료 서비스는 힘들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T는 스마트 의료 서비스 ‘요닥’을 도입했다. 스마트 소변검사 단말기인 요닥을 이용하면 1분 만에 간질환 신장질환 당뇨 등 30여가지 성인병을 검사할 수 있다.
스마트워치를 이용한 서비스도 도입했다. 백령도 고령층 100명에게 ‘삼성 기어S’를 무상 지급하고 이를 통해 심장박동, 운동량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이선주 KT CSV 센터장은 “몇 주 전 끝섬 전망대에서 일하시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사흘이 지난 다음에서야 발견됐다”며 “스마트워치를 이용한 의료 서비스 도입으로 이런 일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령도=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