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두다멜
LA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두다멜
올해 열리는 수많은 해외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두 공연이 잇따라 열린다. ‘젊은 거장’ 구스타보 두다멜이 이끄는 로스앤젤레스(LA)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쉽게 보기 힘든 베토벤 교향곡 전곡(9곡) 연주 프로그램을 들고 찾아오는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의 공연이다.

◆‘젊은 거장’의 역량 확인해볼까

먼저 LA필하모닉이 이달 25, 26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한국 관객들과 만난다. LA필하모닉은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와 더불어 미국 서부를 대표하는 교향악단이다. 정통 클래식은 물론 재즈, 월드뮤직, 대중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자랑한다.

이 공연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상임지휘자 두다멜 때문이다. 그는 베네수엘라의 빈민층 음악교육 프로그램 ‘엘 시스테마’가 배출한 최고 스타다. 2004년 구스타프 말러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2009년 이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로 부임했다. 당시 나이는 28세. 60대도 ‘젊은 지휘자’로 불리는 클래식계에서 두다멜의 부임은 파격이었다. 이후 LA필하모닉을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이끌면서 ‘젊은 거장’이란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은 협연자 없이 관현악으로만 꾸몄다. 첫날에는 그의 장기인 말러의 교향곡 6번 ‘비극적’을 선보인다. 이튿날에는 미국 작곡가인 존 애덤스의 ‘시티 누아르’와 ‘가장 미국적인 교향곡’인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를 연주한다.

두다멜이 LA필하모닉과 함께 내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5월11일 결정되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차기 상임지휘자 후보로도 거론되는 그의 실력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5만~34만원.

◆최고의 관현악단이 들려주는 베토벤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세계 최정상급 관현악단인 네덜란드의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도 내달 20~2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나흘 동안 베토벤 교향곡 9곡을 전부 연주한다. 2008년 영국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선정한 전 세계 오케스트라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RCO가 단기간에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연주하는 것은 아시아에선 이번이 처음이다.

베토벤의 교향곡은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지만 그 때문에 세계적 오케스트라들은 오히려 연주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RCO는 매 시즌의 피날레를 베토벤 교향곡으로 꾸미는 전통이 있다. 이번 공연은 한국경제신문이 연초 전문가를 대상으로 뽑은 올해 기대되는 공연 가운데 가장 많은 표를 받기도 했다.

▶본지 1월19일자 A32면 참조

헝가리 출신의 세계적 지휘자 이반 피셔가 포디엄에 선다. 20일 1, 2번과 5번 ‘운명’을 시작으로 21일 3번 ‘영웅’과 4번, 22일 6번 ‘전원’과 7번을 거쳐 23일 8번과 9번 ‘합창’으로 마무리한다. 마지막 날 ‘합창’ 공연에는 소프라노 미르토 파파타나슈와 메조소프라노 베르나르다 핑크, 테너 미하엘 샤데, 바리톤 플로리안 뵈슈 등 유럽에서 활약 중인 정상급 성악가들이 함께 무대에 선다. 20~22일은 7만~33만원, 23일 8만~38만원.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