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길수 디아지오코리아 사장(가운데)이 35도짜리 위스키 ‘윈저 더블유 아이스’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길수 디아지오코리아 사장(가운데)이 35도짜리 위스키 ‘윈저 더블유 아이스’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위스키업계 1위인 디아지오코리아가 알코올 도수 30도대의 ‘부드러운 위스키’ 시장에 뛰어들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35도 위스키 윈저 더블유 아이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조길수 디아지오코리아 사장은 “위스키 시장의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소비자를 만족시켜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저도주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2년간의 연구 끝에 새 제품을 내놨다”고 말했다.

더블유 아이스는 스카치 위스키 원액을 블렌딩해 만든 제품이다. 대추, 무화과, 솔잎향 등을 첨가해 깔끔한 맛을 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출고가는 450mL 기준 2만4530원이다. 조 사장은 “영국 왕실이 인증한 로열 라크나가 증류소에서 영하 8도에서 냉각 여과하는 디아지오의 독점 기술을 활용해 블렌딩한 것”이라며 “기존 윈저 제품과는 다른 카테고리의 제품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디아지오는 그동안 40도 미만인 술은 위스키로 분류하지 않는 스코틀랜드 위스키협회 기준을 내세워 높은 도수의 위스키만 판매해왔다. 저도 위스키에 대해선 “정통 위스키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조 사장은 “40도 이상의 위스키를 원하는 소비자가 더 많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새 제품 출시는 포트폴리오 확장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 제품은 위스키가 아닌 ‘기타주류’로 수입되고 있다. 따라서 위스키 대신 ‘스피릿 드링크’로 표기하고 있다. 디아지오 측은 “스코틀랜드 현지 기준을 존중하기 때문에 스카치 위스키라는 표현은 쓰지 않는다”며 “향을 첨가했기 때문에 국내 주세법상 위스키로 분류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위스키 시장의 저도주 바람은 골든블루가 촉발했다. 골든블루는 2009년 12월 36.5도 위스키 골든블루를 출시하면서 국내에서 저도 위스키 시장을 열었다. 위스키업계가 불황에 빠진 지난 2년간 출고량을 326%가량 늘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최근에는 17년산급 위스키 골든블루 다이아몬드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박용수 골든블루 회장이 “2020년까지 디아지오를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도전장을 던지는 등 대형 업체들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골든블루가 인기를 끌자 경쟁사들도 앞다퉈 저도 제품을 내놓고 있다. 롯데주류는 지난해 7월 35도 위스키 주피터 마일드블루를 출시했다. 페르노리카는 “아직 저도 위스키 출시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주류업계에선 시장 상황을 봐가며 글로벌 본사가 보유하고 있는 향이 첨가된 저도 위스키를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