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年 1%대 시대 투자법] "年 4%가 어디야"…항공·캐피털채로 뭉칫돈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6> 금리 내려 날개 단 채권
갈수록 높아지는 회사채 인기
아시아나債 웃돈까지 붙어…아주캐피탈은 유동성 매력
만기 짧은 중수익형 선호
대우조선해양 채권…한꺼번에 300억어치 산 개인도
갈수록 높아지는 회사채 인기
아시아나債 웃돈까지 붙어…아주캐피탈은 유동성 매력
만기 짧은 중수익형 선호
대우조선해양 채권…한꺼번에 300억어치 산 개인도
수십억원의 현금 자산을 보유한 양모씨는 지난달 은행에 묻어뒀던 2억원을 빼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회사채에 투자했다. 채권 신용등급이 다소 낮은 ‘BBB+’이지만 유가 하락 덕에 적어도 1~2년간은 부도 위험이 없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 채권 수익률은 예금(연 2.0%)의 두 배가 넘는 연 4.67%다.
안전성을 중시하는 자산가들이 예금에서 돈을 빼 채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신용(부도) 위험을 감수해야 하지만 종목만 잘 고르면 예금보다 훨씬 높은 이자를 챙길 수 있는 데다 시세 차익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사·캐피털 채권 매입 ‘열풍’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국고채, 물가안정채권 등 저리형 상품의 인기가 식고 연 4% 안팎의 수익률을 지급하는 회사채가 각광받고 있다. 국고채 등에 비해 유통 물량이 적더라도 수익률이 조금이라도 높은 회사채가 잘 팔린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회사채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요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개인들이 가장 많이 투자한 채권은 IBK기업은행이 지난 10일 발행한 코코본드(조건부 자본증권)다. 은행이 부실화하면 원금을 날릴 수 있는 데도 나흘 만에 860억원어치가 팔렸다. 액면금액 1만원당 연 4.33%(만기 30년)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두 번째로 많이 산 채권은 아시아나항공이다. 지난달 발행된 76-1회차 회사채의 경우 발행액(1800억원)의 36.8%인 663억원어치를 개인들이 매집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로 낮추면서 이 채권엔 웃돈까지 붙었다. 액면 1만원짜리가 장내에서 1만180원에 거래되고 있다.
대한항공이 발행한 회사채(43-2호, 17일 기준 연 3.67%), 자산유동화증권(칼16차 기준 3.74%) 등도 개인들 사이에서 인기다. 아주캐피탈(286-2호, 2.52%) 등 캐피털 채권의 경우 수익률이 다소 낮지만 유동성이 좋아 언제든 사고팔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금리 또 낮출 수도…우량채 선점”
개인들은 금리가 연 2% 밑으로 떨어진 국고채·물가채 등을 매도하는 중이다. 예금 금리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개인들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채권은 2021년 만기 물가채다. 모두 475억원어치 현금화했다. 물가상승률이 계속 낮아지는 게 배경이다. 2042년 만기의 국고채 30년물(12-5호)도 11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최근 들어선 자산가들 사이에서 잔존 만기가 짧은 중수익형 회사채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두드러진다는 게 일선 프라이빗 뱅커(PB)들의 설명이다. 예컨대 A씨는 지난달 11일 대우조선해양 5-1회 채권을 혼자서 300억원어치 매입했다. 이 채권 수익률은 연 3.10%다.
한 증권사 PB는 “조선 업황이 부진하지만 올 11월 만기까지는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용등급이 우량한 채권 수익률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5% 이상(한경·KIS 종합채권지수 기준) 안정적인 수익을 내 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종원 삼성증권 연구원은 “채권은 이자수익뿐만 아니라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나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자본차익까지 얻을 수 있는 투자 상품”이라며 “수익률 눈높이를 조금 낮추고 저평가된 회사채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안전성을 중시하는 자산가들이 예금에서 돈을 빼 채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신용(부도) 위험을 감수해야 하지만 종목만 잘 고르면 예금보다 훨씬 높은 이자를 챙길 수 있는 데다 시세 차익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사·캐피털 채권 매입 ‘열풍’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국고채, 물가안정채권 등 저리형 상품의 인기가 식고 연 4% 안팎의 수익률을 지급하는 회사채가 각광받고 있다. 국고채 등에 비해 유통 물량이 적더라도 수익률이 조금이라도 높은 회사채가 잘 팔린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회사채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요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개인들이 가장 많이 투자한 채권은 IBK기업은행이 지난 10일 발행한 코코본드(조건부 자본증권)다. 은행이 부실화하면 원금을 날릴 수 있는 데도 나흘 만에 860억원어치가 팔렸다. 액면금액 1만원당 연 4.33%(만기 30년)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두 번째로 많이 산 채권은 아시아나항공이다. 지난달 발행된 76-1회차 회사채의 경우 발행액(1800억원)의 36.8%인 663억원어치를 개인들이 매집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로 낮추면서 이 채권엔 웃돈까지 붙었다. 액면 1만원짜리가 장내에서 1만180원에 거래되고 있다.
대한항공이 발행한 회사채(43-2호, 17일 기준 연 3.67%), 자산유동화증권(칼16차 기준 3.74%) 등도 개인들 사이에서 인기다. 아주캐피탈(286-2호, 2.52%) 등 캐피털 채권의 경우 수익률이 다소 낮지만 유동성이 좋아 언제든 사고팔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금리 또 낮출 수도…우량채 선점”
개인들은 금리가 연 2% 밑으로 떨어진 국고채·물가채 등을 매도하는 중이다. 예금 금리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개인들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채권은 2021년 만기 물가채다. 모두 475억원어치 현금화했다. 물가상승률이 계속 낮아지는 게 배경이다. 2042년 만기의 국고채 30년물(12-5호)도 11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최근 들어선 자산가들 사이에서 잔존 만기가 짧은 중수익형 회사채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두드러진다는 게 일선 프라이빗 뱅커(PB)들의 설명이다. 예컨대 A씨는 지난달 11일 대우조선해양 5-1회 채권을 혼자서 300억원어치 매입했다. 이 채권 수익률은 연 3.10%다.
한 증권사 PB는 “조선 업황이 부진하지만 올 11월 만기까지는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용등급이 우량한 채권 수익률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5% 이상(한경·KIS 종합채권지수 기준) 안정적인 수익을 내 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종원 삼성증권 연구원은 “채권은 이자수익뿐만 아니라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나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자본차익까지 얻을 수 있는 투자 상품”이라며 “수익률 눈높이를 조금 낮추고 저평가된 회사채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