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社 1병영 찾아가는 병영멘토링] 진로·취업 고민 1 대 1 코칭…"병영생활에 큰 힘 됐죠"
“행정병 시절의 기막힌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써 전산 회사에 취직한 전역 병사가 있습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자기 스스로 판단해 군 전산관리 틀을 바로잡았던 노력과 공적을 사회에서 인정한 것이죠.”

지난 13일 보병 3사단 22연대 2대대 5중대 생활관. ‘2015년 찾아가는 병영멘토링’의 하이라이트인 분야별 멘토링이 강원 철원 백골부대에서 한창 진행 중이었다.

진로 및 취업컨설턴트인 변윤미 씨는 “군에서 인내와 책임감을 배웠다는 너무 뻔한 얘기가 아니라 군 복무 중 직면했던 문제 해결을 위해 능동적으로 자신의 지식이나 기술을 활용했다는 무용담은 인사담당자의 눈길을 끌게 된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는 요즘 취업 흐름에 맞춰 자신만의 차별화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역 후 일하고 싶은 분야나 호기심을 갖고 있는 곳에서 아르바이트든 계약직이든 일해본 뒤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것도 바람직하다”며 “막연히 생각했던 것과 실제 직장 근무가 다름을 깨달을 수 있고 조직 생활도 미리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취업 멘토링에 참여한 김웅조 일병은 “대학 입학 때부터 고민해온 자기소개서 작성 원칙과 방법에 대해 큰 도움을 받았다”며 “자신을 ‘무한체력과 열정으로 가치를 현실화시키는 마징가 Z순이 변윤미’라고 소개한 멘토님처럼 남들이 기억할 수 있도록 나만의 슬로건을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다.

옆 내무반에서는 청년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멘토링이 열렸다. 비영리단체인 ‘글로벌 활동가’를 이끌고 있는 김승현 대표는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지원하는 단기 해외교류 프로그램이 10여개에 달한다”며 “군 복무 중 영어 등 외국어 단어를 학습하고 한국적이면서 외국에서도 통하는 특기를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내무반에서 창업 멘토링을 받은 병사는 “창업 성공 사례가 이해하기 쉬웠고 창업진흥원이라는 기관도 알게 돼 향후 창업할 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장병에게 창업이나 진로 등을 코칭해주는 프로그램들이 더 생기고 멘토링 시간도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방부와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는 부대 측에 진로, 사회적 기업, 금융 등 분야별로 멘토단 10명을 미리 알려준 뒤 참여를 원하는 병사 100여명을 선발하도록 했다. 신용한 청년위원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군 시절 동안 전역 후 어떤 존재로 자리매김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책을 많이 읽고 동료와의 인간관계도 잘 맺었으면 한다”고 충고했다.

10개 내무반에서 멘토링이 진행되는 동안 대대 식당에선 장교와 부사관, 사병 2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취업 특강이 열렸다. 박정호 롯데백화점 인사팀 대리는 “백화점 업무의 기본은 많은 사람과의 소통”이라며 “열린 마음으로 다양성을 받아들일 수 있는 지원자들이 채용 과정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남규 NH농협은행 강릉교동지점 계장은 “우리 은행의 대졸 신입사원들은 대부분 학점이 3점 후반대”라며 “복학한 뒤 학점 관리를 잘하고 관련 자격증 취득과 함께 금융회사 인턴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철원=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