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 IMF 총재 "美 금리인상시 신흥국 긴축 발작"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사진)가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신흥국에서 자금이 이탈하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17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이 올 하반기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과정이 잘 관리되더라도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2013년 5~6월 ‘긴축 발작(taper tantrum)’을 경험했다”며 “그때 모든 신흥국이 무차별적인 자금 이탈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벤 버냉키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양적 완화의 단계적인 축소(tapering) 가능성을 시사하자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라가르드 총재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조5000억달러가 신흥국으로 유입되면서 신흥국 주가와 채권가격을 끌어올렸다며 미국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 신흥국 금융시장의 자금 이탈과 함께 가격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문제는 이런 현상이 일회성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라며 “금리 인상 시기와 그 이후 인상 속도가 계속 시장을 놀라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신흥국 경제가 미 달러화 강세로 또 다른 위험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도 기업들의 달러화 부채가 5년 새 거의 두 배인 1200억달러로 늘어났다고 지적하면서 달러화 강세로 금융비용이 급증해 수지 균형을 압박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