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다 대고 얘기"…문재인·홍준표 '급식 설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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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싸움으로 끝난 '무상급식 대화'
文 "밥 먹이면서 정치하라"
洪 "대안을 마련해 오라"
文 "밥 먹이면서 정치하라"
洪 "대안을 마련해 오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홍준표 경남지사가 18일 경남지역 무상급식 중단을 놓고 ‘맞짱토론’을 벌였다. 차기 대권주자인 두 사람의 무상급식 논쟁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렸지만 “아이들 밥은 먹이면서 정치를 하라”고 주장한 문 대표와 “대안을 마련해 오라”는 홍 지사의 대화는 ‘입씨름’만 벌이다 30분 만에 끝났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경남 창원시 경상남도청 2층 도지사 집무실을 방문했다. 경상남도의 초등학교 무상급식 지원 중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직접 홍 지사를 찾았다. 경상남도가 무상급식 예산 257억원을 삭감해 서민자녀 교육 지원에 투입하기로 하면서 불거진 홍 지사와 박종훈 경남교육감 간의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서였다.
문 대표는 “어른들의 정치 때문에 경남의 아이들만 급식을 받지 못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며 “해법이 있다면 대화를 해보자는 것이고, 없다면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어린 시절을 언급하며 “저도 피난살이를 겪으면서 급식으로 강냉이죽을 먹기도 하고, 물로 배를 채우기도 했다”며 “지사님도 그런 어린 시절을 보내셨다고 했는데, 아이들 밥은 먹이면서 정치를 하시라”고 했다.
홍 지사는 “무상급식 중단이 아니라 선별적 무상급식으로 전환한 것”이라며 “정말 힘든 계층 아이들의 급식은 정부에서 해결하고 있으니, 우리 예산은 서민 자녀들 공부에 지원하겠다는 뜻”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문 대표가) 너무 감정적으로 접근하고 계시다”며 “실제로 교육 현장에 가 보면 밥보다 중요한 게 공부”라고 반박했다.
문 대표가 북유럽의 무상급식 사례를 언급하자 홍 지사는 “북유럽의 사회보장 체제는 사회주의식 사회보장 체제”라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또 좌파 이야기냐”고 반박했고, 홍 지사는 “헌법재판소 판례를 보면 급식은 의무교육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렇게 선동하는 것은 헌재 판례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예산편성권은 경남도의회에 있다고 말한 홍 지사를 향해 문 대표가 “천하의 홍 지사가 의회 뒤에 숨으려고 하느냐”고 했고, 홍 지사는 “(문 대표가) 여기까지 왔으면 대안을 가지고 왔어야 했다”고 답해 분위기가 험악해지기도 했다.
결국 문 대표가 “중재 가능성이 없다면 일어서겠다”며 자리를 떠나 회동은 성과 없이 끝났다.
문 대표는 도청을 떠나면서도 홍 지사에게 “들어가서는 안 되는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고, 홍 지사는 “잘못된 길인지 아닌지는 나중에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문 대표가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벽에다 대고 이야기하는 줄 알았다”고 하자 홍 지사는 “마찬가지”라고 받아쳤다.
창원=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문 대표는 이날 오전 경남 창원시 경상남도청 2층 도지사 집무실을 방문했다. 경상남도의 초등학교 무상급식 지원 중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직접 홍 지사를 찾았다. 경상남도가 무상급식 예산 257억원을 삭감해 서민자녀 교육 지원에 투입하기로 하면서 불거진 홍 지사와 박종훈 경남교육감 간의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서였다.
문 대표는 “어른들의 정치 때문에 경남의 아이들만 급식을 받지 못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며 “해법이 있다면 대화를 해보자는 것이고, 없다면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어린 시절을 언급하며 “저도 피난살이를 겪으면서 급식으로 강냉이죽을 먹기도 하고, 물로 배를 채우기도 했다”며 “지사님도 그런 어린 시절을 보내셨다고 했는데, 아이들 밥은 먹이면서 정치를 하시라”고 했다.
홍 지사는 “무상급식 중단이 아니라 선별적 무상급식으로 전환한 것”이라며 “정말 힘든 계층 아이들의 급식은 정부에서 해결하고 있으니, 우리 예산은 서민 자녀들 공부에 지원하겠다는 뜻”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문 대표가) 너무 감정적으로 접근하고 계시다”며 “실제로 교육 현장에 가 보면 밥보다 중요한 게 공부”라고 반박했다.
문 대표가 북유럽의 무상급식 사례를 언급하자 홍 지사는 “북유럽의 사회보장 체제는 사회주의식 사회보장 체제”라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또 좌파 이야기냐”고 반박했고, 홍 지사는 “헌법재판소 판례를 보면 급식은 의무교육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렇게 선동하는 것은 헌재 판례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예산편성권은 경남도의회에 있다고 말한 홍 지사를 향해 문 대표가 “천하의 홍 지사가 의회 뒤에 숨으려고 하느냐”고 했고, 홍 지사는 “(문 대표가) 여기까지 왔으면 대안을 가지고 왔어야 했다”고 답해 분위기가 험악해지기도 했다.
결국 문 대표가 “중재 가능성이 없다면 일어서겠다”며 자리를 떠나 회동은 성과 없이 끝났다.
문 대표는 도청을 떠나면서도 홍 지사에게 “들어가서는 안 되는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고, 홍 지사는 “잘못된 길인지 아닌지는 나중에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문 대표가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벽에다 대고 이야기하는 줄 알았다”고 하자 홍 지사는 “마찬가지”라고 받아쳤다.
창원=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