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마린시티 야경. 해운대구 제공.
해운대 마린시티 야경. 해운대구 제공.
국내외 관광객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부산 해운대 야경(夜景)이 관광상품화된다. 홍콩의 센트럴 지구에 못지않은 관광단지로 조성해 글로벌 관광 시대를 열겠다는 게 부산 해운대구의 구상이다.

해운대는 2012년 이후 아이파크와 두산위브더제니스 등 마린시티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입주가 끝나면서 홍콩의 센트럴 지구 못잖은 야경 명소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5월 동백섬 입구에 문을 연 복합 마리나시설 더베이 101이 미디어 파사드(건물 외벽에 LED 조명을 쏘아 영상을 표현하는 기법)와 화려한 조명으로 ‘홍콩 야경 뺨치는’ 밤 풍경을 연출하면서 국내외 관광객을 불러모으고 있다.

지난 15일 바젤아트홍콩전에서 만난 미국 킵스갤러리의 김 켄 이사는 “지난해 해운대 아트전을 찾았다가 홍콩의 야경에 못지않은 해운대의 야경에 반했다”며 “올해도 아트전에 참석하는데 해운대의 야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산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임원도 “미국과 홍콩, 영국 등 외국 항구도시를 돌아다녀 봤는데 해운대 빌딩에서 광안대교를 바라보는 경치는 최고”라며 “야경을 잘 살리면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대 야경은 관광객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운대를 찾은 관광객은 2011년 236만명에서 2012년 261만명, 2013년 280만명, 지난해 300만명으로 매년 늘고 있다. 해운대구는 야경을 보기 위해 해운대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자 ‘해운대 야경 7선’을 선정해 사계절 및 야간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기로 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야경 7선 대상지는 오는 4월 초 공모를 거쳐 5월에 최종 확정한 뒤 포토존을 설치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후보 대상지는 △달맞이 언덕에서 바라보는 해운대해수욕장을 비롯해 △동백섬 선착장에서 보는 마린시티 △장산에서 내려다보는 센텀시티 등이다.

해운대구는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동백섬, 영화의 거리, 달맞이 언덕에 이르는 구간을 밤 시간대에 걸어서 둘러볼 수 있는 ‘야경투어지도’를 만들고 안내 가이드도 양성하기로 했다. 해운대해수욕장~마린시티~요트경기장에 이르는 해운대 앞바다를 요트로 운항하며 해운대의 일몰과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야경 선상 관광상품도 개발할 방침이다.

박선영 해운대구 관광진흥팀 주무관은 “천혜의 바다와 어우러진 초고층 아파트 및 상업시설에 광안대교, 영화의 전당 등 야간 경관과 조화를 이룬 수려한 건축물까지 해운대는 야경 명소로 부상할 요건을 모두 갖췄다”며 “야경투어 등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해 해운대를 사계절 체류형 관광지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해운대 야경을 칭찬하는 내외국인 관광객의 글이 늘고 있다. 2012년 조사 때 33건에 불과하던 해운대 야경 관련 글이 지난해 조사에서 649건으로 늘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