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佛通)' 성낙인 서울대 총장의 광폭 행보
성낙인 서울대 총장(사진)이 프랑스의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나 연설하고, 대학 간 교류 협력을 강화하는 등 ‘프랑스통(佛通)’ 총장으로서의 면모를 드러내 화제다. 1987년 파리2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성 총장은 프랑스 유학파로는 처음 지난해 서울대 총장이 됐다.

프랑스를 방문 중인 성 총장은 19일 프랑스 주요 대학 총장과 기업인의 연례 콘퍼런스인 ‘RUE 2015’에서 ‘경제발전, 기술혁신, 그리고 대학의 역할’을 주제로 기조연설 했다. 이 자리에는 피에르 가타즈 프랑스경제인협회(MEDEF) 회장,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장티롤 툴루즈1대학 교수, 장루 살즈만 프랑스 대학총장협의회장 등이 참석했다.

성 총장은 기조연설에서 “30여년 전 프랑스에서 법학을 공부한 제가 오늘 서울대 총장으로 이 자리에 서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대학은 ‘선의지(善意志·bonne volont)’가 충만한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며 총장 취임 후 늘 강조한 ‘선한 인재’를 언급했다.

또 “1960년대 초 1인당 국민소득이 90달러에 불과하던 한국이 오늘날 2만8000달러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교육에 대한 투자에서 찾을 수 있다”며 경제발전을 위한 고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설을 마친 성 총장은 프랑스 방송 AEF와 인터뷰했다. 전날에는 파리7대학(디드로대)을 방문해 서울대 학생들의 유럽 방문 프로그램인 ‘스누 인 유럽(SNU in Europe)’을 추진하고 양교 간 공동 연구에 합의했다.

서울대에서는 최근 성 총장의 행보를 두고 “성 총장이 달라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서울대의 한 교수는 “취임 후 한동안 별다른 대외활동이 없던 성 총장이 올해 들어 안정 궤도에 오르자 프랑스 유학 경험과 상대적으로 친숙한 프랑스어를 활용해 해외 대학들을 상대로 ‘세일즈’에 나서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 총장은 4월 중순에는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해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을 맡은 셰이크칼리파왕립병원 개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