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투트랙 빅딜' 전략…삼성 화학계열사부터 인수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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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인수로 시너지 극대화" 김승연 회장, 계획 단축 지시
실사작업 비교적 순조로운 종합화학·토탈 내달까지 편입
방산부문은 계획대로 6월 매듭…한화 "자금조달 문제없어"
실사작업 비교적 순조로운 종합화학·토탈 내달까지 편입
방산부문은 계획대로 6월 매듭…한화 "자금조달 문제없어"
![한화 '투트랙 빅딜' 전략…삼성 화학계열사부터 인수 마무리](https://img.hankyung.com/photo/201503/AA.9718545.1.jpg)
○先 화학·後 방산… 투트랙 인수
한화그룹은 지난해 11월 삼성그룹의 화학 계열사인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방산 계열사인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를 인수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인수대금은 총 1조9000억원이다.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가 삼성종합화학 지분 81%를, (주)한화가 삼성테크윈 지분 32.4%를 인수하는 조건이다. 이번 계약으로 한화는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테크윈이 각각 5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토탈과 삼성탈레스도 동시에 인수하게 됐다. 두 회사는 삼성이 프랑스 토탈 및 탈레스와 각각 50 대 50으로 합작한 회사다.
한화그룹은 오는 6월 인수작업 종결을 목표로 100여명의 합병후통합(PMI) 전담팀을 꾸려 서류실사 작업을 벌였고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기업결합 승인도 받는 등 순조롭게 인수작업을 벌여왔다.
하지만 최근 인수 일정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인수작업이 비교적 무난하게 진행되고 있는 화학 계열사부터 조기에 인수하기로 한 것. 인수 대상 계열사에 노조가 생겨 매각 반대 투쟁 등으로 노사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데다 인력 이탈현상까지 빚어지고 있어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인수 작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노사 갈등이 심화되는 등 부작용만 커질 수 있어 화학 계열사부터 인수작업을 앞당기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화 '투트랙 빅딜' 전략…삼성 화학계열사부터 인수 마무리](https://img.hankyung.com/photo/201503/AA.9718920.1.jpg)
한화그룹은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등 방산 부문 인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화학 계열사와 달리 삼성테크윈에 강성 복수노조가 생겨 매각 반대 투쟁 수위가 높은 데다 합작사인 프랑스 탈레스라는 복병까지 등장해서다. 삼성탈레스 합작사인 탈레스는 한화와 합작할 의사가 없다며 삼성 측에 지분 50%를 매입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탈레스가 이번 빅딜을 한국 시장 철수 기회로 삼으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탈레스가 전술지휘체계 등 국방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지만 최근 LIG넥스원 등 국내 방산업체들에 밀리면서 국내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화의 삼성 방산 계열사 인수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화 관계자는 “삼성과 탈레스가 조만간 원만한 해결책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당초 계획했던 일정대로 삼성의 방산 계열사 인수가 종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금 조달엔 문제 없어”
한화그룹은 인수자금 확보에 큰 걸림돌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한화그룹이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한화생명이나 한화갤러리아 지분 매각에 나설 것으로 전망해왔다. 그룹 관계자는 “한화생명 지분 일부를 매각해야 할 정도로 자금사정이 나쁘지 않다”며 “인수대금을 2, 3회에 걸쳐 분납하기 때문에 자금 부담이 큰 편도 아니다”고 말했다.
삼성종합화학을 인수하는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는 다음달 중 인수계약이 확정되면 1차로 총 3051억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당초 1차 대금은 4240억원이었지만 삼성테크윈이 보유 중인 삼성종합화학 지분 22.7%는 추후 방산 계열사 인수 때 함께 매입하기로 했다. 한화그룹은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가 부담할 1차 인수대금 마련을 위해 별도의 외부 차입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141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3월 말 현재 현금성 자산도 2000억원대에 이른다. 한화에너지도 지난해 173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94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 중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