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연고점을 경신했다. 외국인들이 4000억원어치에 가까운 주식을 순매수하며 ‘유동성 장세’를 이끌었다. 이달 들어 외국인들은 한국 주식 17억300만달러(약 1조94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아시아 신흥국 가운데 인도(9억4100만달러 순매수), 대만(4억3400만달러 순매수) 등을 압도하는 기록이다. 연초 이후 주가가 덜 오른 데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렸다는 점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유동성 랠리 올라탄 코스피 '高高'
○유동성 장세 기대감

19일 코스피지수 종가는 2037.89에 달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지는 것은 물론 인상한다고 해도 속도가 완만하게 조절될 것이라는 기대가 강세장의 요인이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8일(현지시간) ‘금리 인상 전 인내심 발휘’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대신 ‘물가상승률이 2% 목표치를 향해 근접한다는 합리적 확신’이 있을 때 금리를 올리겠다는 문구를 새로 집어넣었다. 국내외 증권 전문가들은 FOMC 발표로 그동안 우려됐던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더 낮아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때문에 외국인 자금의 한국행이 더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과 중국의 경기부양책으로 전 세계에 돈이 넘치고 있고 금리 인하로 주식의 경쟁 상대인 채권 매력이 반감됐다”며 “2000선을 넘어서면 지수가 꺾였던 과거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대세 상승장으로 연말엔 2200선을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글로벌 경기가 바닥을 지나고 있는 만큼 상장사들의 실적과 주가 모두 꾸준히 개선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인투자자 행보 ‘관심’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 및 강세장의 지속 기간과 관련해서는 다소 의견이 엇갈린다. 한국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이며, 상장사들의 자산가치가 이전보다 많이 높아졌다는 점에 주목하는 낙관론이 많다. 반면 FOMC 효과는 이미 지수에 상당 부분 반영됐으며 4월 이후 1분기 실적에 대한 부담감이 지수를 누를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 고점은 2050”이라며 “관망 장세가 이어지다 하락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4월 들어 공개된 1분기 실적이 예상에 못 미치면 증시에 역풍이 불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지수의 상승폭은 연일 매물을 쏟아내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의 대응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펀드(투신)에서 나온 매물은 2083억원어치에 달했다. 개인의 ‘팔자’ 주문 역시 2324억원어치에 이르렀다.

장중 2040선을 넘어섰던 지수가 장 막판 소폭 조정된 이유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 이상에서 잠시 머물다 고꾸라진 전례가 많다보니 지수가 어느 정도 오르면 기계적으로 매물이 나온다는 분석이다.

송형석/허란/김희경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