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이수만·송승환…한류 리더들의 남다른 DNA
2011년 6월10일 파리에서 열린 SM타운 콘서트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대중문화사에 기념비적인 사건이다. 이 공연으로 K팝이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상품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줬다.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한류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유통시킨 리더는 누구일까. 20여년간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취재하고 있는 전문기자인 저자는 《컬처 이노베이터》에서 엔터테인먼트 산업 각 분야 12명의 리더를 선정, 이들의 성공 스토리를 들려준다. 각자 성공 방법은 다르지만, 스토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혁신’이다. 이들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 혁신을 거듭했다.

[책마을] 이수만·송승환…한류 리더들의 남다른 DNA
K팝의 글로벌화를 이끈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사진)은 우물 안에 갇혀 있던 가요를 세계 시장에 수출한 선구자로 불린다. 재능 발굴 훈련, 제작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진행하는 시스템을 세계 처음으로 구축했다. 양현석 YG 대표 프로듀서는 가수보다 프로듀서 중심 시대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프로듀서들에게 공간을 주고 안정되게 일하는 여건을 국내 처음으로 조성한 이유다.

키이스트는 일본 최대 한류 콘텐츠 방송채널 사업자다. 이 회사의 배성웅 사장은 매니지먼트 사업을 기반으로 콘텐츠 제작, 유통을 아우르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로엔엔터테인먼트는 국내 최대 유료 음원사이트 멜론을 운영하는 음원 투자 분야 1위 업체다. 신원수 대표는 성공 비결에 대해 “남들이 가기 싫어하는 ‘바닥’, 그리고 ‘낯섦’에 도전한 결과”라고 말한다.

방송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 히트작 ‘뽀롱뽀롱 뽀로로’ 제작사 아이코닉스의 최종일 대표는 “가장 힘들었던 건 ‘창작 애니메이션은 안 된다’는 부정적 인식을 바꿔 놓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한국 캐릭터 중 가장 성공한 것은 ‘뿌까’로, 브라질 여성 캐릭터 시장 1위에 올랐다. ‘뿌까’를 키운 김부경 부즈 대표는 “디즈니를 벤치마킹해 부즈랜드를 건설하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NEW는 2013년 한국 영화 배급률 1위에 올랐다. 김우택 대표는 “급변하는 소비자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탄력성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심재명 명필름 대표는 한국 영화가 전성기에 진입한 2000년 이후 제작자 중 가장 많은 흥행작을 배출했다. 심 대표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에 도전할 때 큰 기회가 오는 것이 자신의 철학이자 기준”이라고 강조한다. ‘국제시장’ ‘해운대’로 1000만명 이상 영화 두 편을 연출한 윤제균 감독은 “진정성 있는 이야기로 관객들과 공감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언어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김수현 방송작가는 “대중의 관심사와 삶이 변하는 풍속도를 예민하게 포착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한국 최대 게임 회사로 아시아 시장에서 ‘게임 한류’를 주도한 넥슨의 김정주 사장은 “초고속 성장에는 성공적인 인수합병(M&A)이 있었다”며 “수많은 M&A를 할 수 있었던 비결은 ‘꾸준한 관계’에 있다”고 말한다. 한국 공연 사상 최고의 히트작인 ‘난타’를 제작한 송승환 PMC프러덕션 회장은 “콘텐츠의 본질은 스토리텔링”이라며 “관객의 뒤통수를 치는 획기적인 아이템이 있을 때 스토리텔링은 성공한다”고 주장한다.

강경태 < 한국CEO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