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호 NHN엔터 회장 "지분 늘리자"…5개월간 1130억 썼다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회장(사진)이 최근 5개월간 11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보유 지분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한 지분율을 높여 경영권을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회장의 개인회사인 제이엘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7일까지 NHN엔터 주식을 총 80만6863주 매입했다. 매입금액은 총 570억원이며 지분 5.3%를 보유하게 됐다.

제이엘씨는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로 이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지분 16.9%로 경영권 방어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 회장은 제이엘씨 지분을 더해 20% 이상의 의결권을 확보하게 됐다. NHN엔터의 2대 주주는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지분 8.3%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이다.

이 회장과 제이엘씨는 이날부터 실시된 NHN엔터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각각 473억원과 86억원가량을 투자한다. 제이엘씨는 이번 유상증자에 현재 보유 지분율보다 더 많이 참여하기 위해 신주인수권 3만주가량을 추가로 매입하기도 했다.

이 회장과 제이엘씨가 지난 5개월간 장내 매입한 것과 유상증자로 투입할 자금을 모두 합치면 1130억원에 달한다.

공격적으로 지분 투자에 나서긴 했지만 이 회장 지분율은 소폭 낮아질 전망이다. NHN엔터 유상증자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선 이번 유상증자에서 실권주가 나올 경우 이 회장이 추가로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NHN엔터 관계자는 “이 회장은 책임경영을 위해 지분을 늘리겠다는 의사를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9월 보유하고 있던 네이버 주식 123만주(3.74%) 가운데 약 35만주(1.06%)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해 2800억원을 현금화했다. 당시 매각하지 않은 88만주를 시가로 환산하면 5600억원 규모다.

한편 NHN엔터는 간편결제 등 신규사업 투자를 위해 273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며 구주주 청약은 20일까지다.

하수정/임근호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