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붙은 분당 리모델링…한솔5 안전진단 착수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내 아파트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9·1 부동산 대책’을 통해 재건축 연한이 단축되면서 서울 강남권 일부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이 재건축으로 돌아서려는 움직임도 있지만 분당에서는 리모델링 안전진단에 들어간 아파트까지 나오고 있다.

속도 붙은 분당 리모델링…한솔5 안전진단 착수
리모델링 사업 전문가들은 “리모델링 첫 단계인 안전진단 때 가구마다 일일이 들어가 구조 안전성을 확인해야 한다”며 “낮에는 비어 있는 가구도 상당한 만큼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조사 샘플 가구 수를 줄이는 방안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솔 5단지, 안전진단 착수

리모델링 사업 추진이 가장 빠른 곳은 정자동 한솔마을 5단지다. 이 단지는 지난달부터 증축형 리모델링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안전진단 용역에 들어갔다. 용역 기간은 5개월이다.

비용 5억8300만원은 성남시 리모델링기금에서 지원받는다. 1156가구(전용 42~85㎡) 규모인 이 단지는 리모델링을 마친 뒤 1206가구(전용 59~85㎡)로 탈바꿈한다.

야탑동 매화마을 1단지도 최근 성남시에 안전진단을 신청했다. 시의 인가를 받아 이르면 다음달 안전진단에 들어갈 전망이다. 권순형 성남시 리모델링팀장은 “다음달 안전진단 용역을 맡을 민간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입찰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공공지원 시범단지로 선정된 느티마을 3단지와 4단지도 조합 설립을 마치고 설계업체 선정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내달 시에 안전진단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분당신도시는 전국에서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가장 활발한 지역이다. 성남시가 적극적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지원해 준 영향이 크다.

시는 리모델링 지원을 위해 앞으로 10년간 5000억원의 기금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분당신도시 내 다섯 곳의 시범단지에 조합 사업비 및 공사비 융자 등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증축형과 맞춤형 세 곳씩 여섯 곳의 리모델링 시범단지를 추가로 선정, 지원할 예정이다.

◆안전진단 방식 개선 필요성

리모델링 사업이 본격 진행되면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나오고 있다. 안전진단에 들어간 한솔마을 5단지는 한국시설안전공단에서 △주택 기울기 △기초 및 지반 침하 △콘크리트 강도 및 철근 배근 상태 등을 평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부 가구에선 집 안으로 들어가 콘크리트 강도·탄산화 등을 측정한다. 1156가구 중 집 안에서 구조 안전성을 평가하도록 선정된 가구는 187가구에 달한다. 10동 이하 단지는 전체 동수의 20%를 표본으로 하는 등 국토교통부 고시에 맞춰 선정한 결과다.

구자선 한솔마을 5단지 조합장은 “3~4명의 진단요원이 집에 들어가 벽지를 잘라 낸 뒤 드릴작업까지 하기 때문에 주민들의 거부감이 작지 않다”며 “안전진단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주 시기도 올 하반기에서 내년 하반기로 늦춰 잡았다”고 말했다.

이근우 현대산업개발 리모델링담당부장은 “표본 가구 수를 지금의 절반 정도로 줄여도 안전진단과 관련한 기술적인 문제는 없다”며 “진단 대상 샘플 가구 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국토부 고시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