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학교 급식업체 망하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경영
연매출 300억 기업으로 키워
최근 논란된 최저임금 인상, 소상공인에겐 사형선고
그런 그가 또 한 번 ‘최초’ 기록을 세웠다. 정 회장은 지난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42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석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급식업계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상공인의 날 훈장을 받은 건 그가 처음이다.
정 회장은 19일 기자와 만나 “중소기업이지만 안정된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 환원 등 나눔 경영에 힘쓴 점을 인정받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금은 급식업계에서 알아주는 여성 기업가지만 정 회장은 원래 평범한 학부모였다. 둘째 아들이 다니던 고교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1999년 학교 급식업체가 부도를 내는 통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급식업체 경영을 맡게 됐다.
그렇게 시작한 회사가 엘에스씨푸드다. 그는 “돈을 벌겠다는 것보다 ‘자식을 둔 엄마’의 마음과 정성을 회사 운영의 기본원칙으로 삼았다”며 “16년간 단 한 번도 위생사고가 없었던 것도 이런 생각을 철저히 실천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엄마’의 마음이 통한 걸까. 엘에스씨푸드는 16년간 꾸준히 성장했다. 사업 초기 1~2곳에 불과하던 거래처는 80여곳으로 늘었다. KBS 국세청 등 관공서 50여곳과 학교 등에 단체급식을 제공한다. 연매출도 300억원가량으로 늘었다.
외형만 큰 건 아니다. 정 회장은 일자리 창출과 사회 환원을 통한 ‘착한 성장’도 추구했다. 대표적인 게 여성 인력 활용이다. 전업주부를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했다. 700명이 넘는 엘에스씨푸드 직원 중 90%가 전업주부였다.
최근 그의 관심은 회사 밖으로 향하고 있다. 2013년 말 서울경제위원장을 맡으면서 급식업계와 중소 상공인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데 열심이다. 2013년 3월에는 청와대에서 열린 끝장토론에 참석해 4500여개 중소 급식업체가 겪는 어려움을 전달했다.
그는 “(정부가) 상호출자제한집단에 속하는 대기업의 공공부문 급식사업 진출을 제한했지만,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 몇몇 기업만 이득을 보는 실정”이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모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논란이 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정 회장은 “수많은 음식점이 장사가 안 돼 근근이 연명하는데, 소상공인·중소기업인들에게 임금을 올리라는 건 사형선고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