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백신연구소 총장 된 독립운동가 손자…"한국 백신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
“조부께서 강한 신념을 갖고 한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것처럼 저 역시 백신개발자로서 한국의 백신 연구와 생명과학 발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제롬 김(한국명 김한식)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56·사진)은 19일 서울대 연구공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의 기업·대학과 긴밀히 협력해 저개발국을 위한 새로운 백신을 보급하는 데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1997년 설립된 IVI는 한국에 본부를 둔 최초의 유엔 산하 국제기구다.

지난 1일 취임한 김 사무총장은 미국 하와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으로 미국 국립 군의관의과대학 교수를 지냈으며,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의 원인이 되는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 백신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로 꼽힌다.

김 사무총장은 일제강점기에 이승만 전 대통령과 함께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벌였던 애국지사 김현구 선생의 손자다. 그는 “성인이 된 후 조부의 자서전을 보고 독립운동을 하셨다는 걸 알게 됐다”며 “자녀들이 조부의 업적에 대해 알았으면 하는 것도 한국에 온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IVI는 세계 최초로 저가 경구용 콜레라 백신인 ‘샨콜’을 개발해 한국의 유바이오로직스 등에 기술을 이전했다”며 “현재 에티오피아에서 샨콜 임상시험을 지원하고 있는 LG전자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