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구치 히토시 써모스코리아 대표 "111년 동안 보온병 '한우물'…품질 좋으니 비싸도 팔리더라"
“111년 동안 보온병이라는 한우물만 팠기 때문에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줄곧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개발(R&D)에 끊임없이 투자해 혁신적인 제품을 꾸준히 내놓고 있습니다.”

야마구치 히토시 써모스코리아 대표(55·사진)는 “보온병 장수기업 비결은 한 분야에만 역량을 쏟아부은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써모스는 1978년 세계 최초로 스테인리스로 된 보온병을 내놓고 연간 6000만개 생산능력을 갖추는 등 세계 보온병 시장을 주도해왔다. 11개국에 지사를 뒀고 한국에는 2011년 법인 써모스코리아를 세웠다. 한국에서도 시장 점유율 1위다.

야마구치 히토시 써모스코리아 대표 "111년 동안 보온병 '한우물'…품질 좋으니 비싸도 팔리더라"
야마구치 대표는 1982년 일본 다이요닛산(써모스 생산업체)에 입사한 뒤 33년간 보온병만 팔았다. 한국법인 설립 초기부터 대표를 맡고 있다. 써모스코리아 매출은 매년 30% 이상 증가하고 있다.

야마구치 대표는 “진공, 용접, 금속가공 등 보온병과 관련된 원천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시장을 개척하고 소비자를 선도하는 트렌드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텀블러 같은 보온병의 개인화, 초경량 제품, 스포츠용, 디자인 물병 등을 유행시켰다”고 설명했다. 제품 가격은 다른 회사 보온병보다 다소 비싼 편이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것은 풀어야 할 과제라고 했다. 그는 “조사해 보면 대부분 가정에서 우리 제품을 갖고 있으나 그게 써모스인지는 잘 모른다”며 “안전하고 신뢰할 만하다는 제품의 품질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파는 제품은 보온병, 보온도시락, 포트 등 170여가지다.

야마구치 대표는 한국 소비자에 대해 “가격이 비싸도 품질만 좋으면 지갑을 연다”며 “디자인, 경량 등까지 따지는 매우 꼼꼼한 성격”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소비자만을 위한 제품도 개발 중이다. 일본에서 선보인 보온냄비 ‘셔틀셰프’, 진공기술을 적용한 블루투스 스피커 ‘벨크로스’ 등을 한국 시장에 곧 내놓을 계획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