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채권·원자재 등에 분산 투자하는 멀티에셋펀드, 고배당주와 부동산투자신탁(리츠) 등을 편입해 고정 이자를 챙길 수 있는 인컴펀드, 공모주와 투기등급 채권 투자로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

‘멀티플레이형 펀드’가 초저금리 시대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양한 자산을 고루 편입하는 만큼 연 10% 이상 고수익을 내기는 어렵지만 예금 대비 두 배 이상의 수익을 꾸준히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인컴펀드에 올 2000억 순유입

멀티플레이형 펀드, 예금 2배 수익…은퇴자 뭉칫돈 몰려
펀드 평가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2개 공모형 인컴펀드에 올 들어서만 총 2042억원이 순유입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한 지난 12일 이후에만 300억원 넘는 돈이 들어왔다.

인컴펀드는 전 세계 고배당주와 채권, 리츠 등에 고루 투자해 배당금, 채권이자, 임대수익 등 정기 수익금을 얻는 구조다. 인컴펀드의 지난 3년 수익률은 평균 16.09%, 1년 수익률은 7.56%로 집계됐다.

증권사뿐만 아니라 시중은행들도 인컴펀드 판매 창구를 확대하고 있다. 예·적금 금리에 실망한 고객들을 붙잡아두기 위해서다. 국민은행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표 인컴펀드인 ‘미래에셋 글로벌인컴펀드’를 이번주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철성 미래에셋운용 리테일연금마케팅 대표는 “인컴펀드는 증시 상황과 관계없이 꾸준한 성과를 내는 게 목표”라며 “특히 은퇴자 사이에선 원금손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인컴펀드를 활용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연 4~5% 수익 추구, 멀티에셋

멀티플레이형 펀드, 예금 2배 수익…은퇴자 뭉칫돈 몰려
인컴펀드가 안정적인 이자 수익에 방점을 찍고 있다면 멀티에셋펀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 자산군의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멀티에셋펀드의 대표 주자인 ‘블랙록 글로벌멀티에셋인컴펀드’는 전 세계 주식과 채권에 골고루 투자한다. 별도의 벤치마크 지수(기준지수)도 없다. 일정 한도 안에서 원자재와 부동산 관련 증권 등에도 투자한다. 이 펀드의 지난 1년간 수익률은 4.72%(A클래스 기준), 2년 수익률은 9.45%다. 연평균 4~5% 수준이다.

김규범 스탠다드차타드은행 기업금융부장은 “전 세계적으로 금리가 하락세인 데다 증시 역시 작은 변수에도 등락하고 있어 자산배분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정기예금 중심에서 벗어나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는 멀티에셋펀드를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모주 우선배정 받는 절세펀드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도 대표적인 멀티플레이형 펀드로 꼽힌다. 자산의 30% 이상을 신용등급 ‘BBB+’ 이하 채권이나 ‘A3’ 등급 전자단기사채에 투자하는 채권혼합형펀드다. 공모주 전체 물량의 1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는 일종의 공모주펀드이기도 하다.

채권 투자를 통해 연간 3% 이상의 기본 수익을 얻으면서 공모주로 ‘플러스 알파’를 노리는 방식이다. 5000만원 한도로 이자소득세(15.4%)에 대한 분리과세 혜택이 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에 유리하다.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가 첫선을 보인 건 작년 4월이다. ‘흥국분리과세하이일드’ 등 지금까지 선보인 5개 펀드의 누적 수익률은 평균 10%를 웃돈다.

시니어론펀드도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시니어론은 은행 등 금융회사가 신용등급 ‘BBB-’ 이하인 기업에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대출채권이다. 수익률이 리보(국제 금융거래 기준이 되는 런던은행 간 금리)에 연동돼 향후 국제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될 때 유망하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